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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맹과니 신부들에게

하림산책 - 박하림(수필가/ (전) 휴비츠 고문)

못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했지만 잘난 신부들 머리에 이상한 뿔이 나 좌충우돌 세상사에 끼어들어 말썽이다.

대수천(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이 사제가 아닌 사탄이라고 공표한 신부가 무려 현직 신부의 10퍼센트에 달한다.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큰일 났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으러 아흔아홉 마리를 기다리게 한 예수님의 생명존중 사랑이라면 대수천 주장대로 사탄 같은 신부들 때문에 수백만 신자가 교회를 떠나 냉담중이라니 그거 여간 큰일이 아니다.

수백에 달하는 가짜 신부가 목회를 하는 교회는 하느님의 성전이 아니라 사탄의 지옥이다.
 

한국천주교회가 어떤 우여곡절을 겪고 오늘의 반석 위에 섰는지 모른다.
한국의 천주교신앙은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자생했고, 103인 성인을 평신도에서 낼 정도로 교회의 바탕이 평신도신앙에 있는바 그런 신자의 대거 이탈은 사제의 책임이요 부덕의 소치다.

도대체 4천여 명의 신부와 30여 명의 주교는 무얼 하기에 냉담 자가 그렇게 교회를 떠나도록 무력하게 방관만 하였는지 묻고 싶다.
 
천주교에 정의구현사제단(정구사)이라는 조직이 있다. 70년대 민주화운동이 한창일 때 1974년에 생긴 단체로 인권존중과 민주화 등의 목적을 표방했다.

그러나 한 신부가 불법으로 북한에 밀입국, 정치행사에 참가하는 사건이 터져 온 나라를 논쟁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 어떤 정의로운 목적에서든 사제가 법을 공공연하게 어기면서 정치적 행보를 감행했다는 것은 사제답지 못한 처신이었다,
 
오늘날 교회에는 부패하고 정치적이며 주적으로 규정한 북한을 찬양하거나 동조하는 종북주의자 신부가 적잖게 사목활동을 하고 있고 심지어 군사기지 공사를 방해하는 시위에까지 가담할 정도로 사제의 본분을 망각하기에 이르렀다.

정신이 올바른 천주교인이라면 결코 좌시해선 안 될 사제의 타락이다.
2012년 개설한 정구평(천주교정의구현평신도모임)에 의하면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행동하고 민주화를 위해 싸우는 목적을 추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구절절 옳다. 한데 실제행동은 판이하다.

의도된 것인지 모르나 정구평이 공식적으로 북한의 인권 탄압을 거론해 비판한 적이 없으며 민주화를 시비하거나 요구한 적이 없다. 종북주의자이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한 것이다. 

사제의 본분을 망각한 타락이 쌓이고 썩어 교회를 갈등하게 만들더니 결국 엄청난 신자들이 교회를 떠나게 만들었고 남은 이들도 교회에 있어서는 안 될 갈등을 빚게 만들었으니 그 모든 게 교회를 망치는 불신앙인 것이다.

분명히 현재의 한국천주교는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일찍이 이런 시련이 없었다. 천주교는 부끄러운 종교가 아니다. 한 번도 부끄러웠던 적이 없었다.

천주교의 명예를 더럽힐만한 과오가 없었다. 천주교의 명예와 신뢰를 지키려는 사제들과 신도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었다. 물론 의로운 사제들은 있어도 정치적인 사제는 없었다.

더구나 종교가 존재하지 않으며 신앙의 자유가 없는 북한을 찬양하고 동조하는 이른바 종북 성향의 사제는 없었다.

그런데 저 사제답지 못한 신부들 때문에 이제는 천주교가 빈축의 대상이 되었고 신자가 떠나는 교회로 변했다. 사제 간에 갈등하고 사제와 신도 간에 반목하는 기막힌 혼란을 빚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교회가 그럴 때가 아니다. 우리나라 사정이 긴박하고 하느님 보시기에 도와주고 싶은 간절한 기도가 필요한 때이다.

반목하고 분열하는 모습으로는 야훼 이레, 도움의 은총을 주지 않으신다.

주교와 사제들이여, 시위현장에 나타날 게 아니라 교회를 떠난 실망한 양들을 찾아 나서라.

그리고 주교들에게 가 고급승용차 팔아 소형차로 바꾸고 남는 돈으로 자가용차가 없어 버스 편으로 공소(신부가 상주하지 않는 간이성당)에 미사 집전하러 가는 가난한 사제에게 중고차라도 사 주도록 쓴 소리를 하라.

교회 안의 변화가 시급함을, 그리고 밖에서 정의를 외치기 전에 안의 거룩하고 신실한 정화를 먼저 해서 그 빛으로 선교에 나서야할 것이다. 무려 800 개소나 되는 공소를 순수한 사제로 채우는 성스러운 역사에 진력할 것이지 세상의 빈축을 사면서까지 바깥 세상사에 참견하지 말 것이다.

 사제들이여 어서 사제본분의 길을 가십시오. 어찌하여 신자들한테 사탄이라는 저주를 받기에 이르렀단 말입니까. 주님께 고백하고 서둘러 척진 신도들과 화해하십시오.

어떤 일이 있어도 사제는 그리스도의 분신이시니 신뢰하고 존경하며 사랑하게 하십시오.

이쯤에서 끝내려하니 감히 하느님께서 택해 세우신 사제를 질정한 게 못내 가슴 아프다, 읽는 분들에게 호소하오니 대부분의 사제는 사제답게 건재하니 믿음으로 서로 깍지 끼어 떠난 형제자매들이 돌아올 때까지 교회를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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