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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회장의 질문에 시골 목사가 답하다(2)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1987년 타계하기 직전 남긴 ‘신과 인간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 24가지’
철학자 김용규 박사의 책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을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설명

이 글을 쓴 노재환 목사는 삼성에서 11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그는 입사면접과 컴퓨터 한글 모니터개발전시를 격려하기 위해 코엑스를 방문하셨을 때 유일하게 이병철 회장님과 대면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러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백만장자의 질문’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회장님이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서 궁금해했던 질문에 철학적 접근 혹은 신학적 접근보다 오히려 중학생 같은 편안한 마음의 시골 목사로서 이 회장님의 질문에 답하고저 한다고 밝혔습니다.

독자의 흥미를 위하여 대화 형식으로 각색하였습니다. 앞으로 10회에 걸쳐 연재를 시작합니다.

고 이병철 회장이 묻고 철학자 김용규 박사가 답하는 신과 인간에 관한 근본적 통찰을 담은 저서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은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1987년 타계하기 직전 남긴 신과 인간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 24가지를 다룬 책입니다.                        

<편집자주>


이병철 회장 내가 하나님을 잘 못 받아들이는 것은 사업을 오래 하다 보니 사람을 잘 안 믿는그것도 원인일 거야. 사람도 잘 안 믿으니, 어찌 쉽게 하나님이 믿어지겠어.

노재환 목사 회장님 말씀 이해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아는 방법은 믿음 밖에 없습니다. 이는 예수 믿는 사람들이 반드시  거쳐야하는 첫 관문이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는 석모도는 섬이기 때문에 반드시 석모도로  들어오려면 석모대교를 거쳐야 합니다  믿음의 관문 이지요. 회장님 지금은 병석에 계시지만 삼성 본관  회장님실 출근하실 때는 반드시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 가시지 않으셨습니까? 반드시 엘리베이터를 타야만 회장님 집무실로 갈 수 있듯이 믿음을 통해서만이 하나님을 만나십니다.

이 회장 허허 노군은 목사라서 비유도 잘하네

노 목사 회장님 예수님도 이 세상에 계실때 얼마나 비유를 잘하셨는지 예수님가르치심은 비유의 연속입니다. 회장님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씨뿌리는 비유 말입니다. 

씨를 뿌렸는데,  길가에 뿌려진 거는 싹도 나기 전에 새들이 먹었고, 돌밭에 뿌려진거는  싹은 났으나 흙에 뿌리를 못내려 볕에 타 말랐고, 가시넝쿨에 떨어진 씨는 가시 때문에 제대로 크질 못했으나‘옥토에 떨어진 씨는 백배 결실을 맺는다’는 비유가 있습니다.

특히 가시덩굴에 떨어진 씨를 예수님은 설명하기를 하나님 말씀을 들어도 이 생의 염려와 재물과 향락에 기운이 막혀 결실하지 못하는 경우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이 회장 예수님이 나 보고 한 소리네.

노 목사 아닙니다. 염려와 재물은 몰라도 회장님이 향락을 쫓은 분은 아니시지요. 향락 즐긴 양반들은 다 회사 말아먹었지 않았습니까?

이 회장 그렇게 봐주니 고맙네. 그런데 말이야 딱 한번만이라도 내꿈에 하나님이 나타나면 내가 쉽게 믿을 터인데 안 나타나시니 내가 답답하지.

노 목사 회장님 무슨 소리 하세요. 전 목사인데도 한번도 꿈에 안보이셨어요. 잘 자고 있는데 꿈에 하나님이 자꾸 나타나시면 그것도 엄청 피곤한 일입니다.

밤에 잘 때는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단잠 자는 게 복이지요.  낮에 온 세상에 하나님 지혜와 섭리가 가득차 있는데 저는 꿈에 하나님 나타나시는 거 싫습니다. 원래 성경에는 하나님보면  죽는다고 고 기록되어있습니다.

이 회장  그래? 왜 그리하셨나 혹시 나처럼 없다는 사람들에게 말 못하게 하려고 성경에  그렇게 적어놓은거 아닌가?

노 목사 회장님. 세상에 볼 수 없는게 한 두가지 입니까?

오히려 볼 수 있는 거 보다 볼 수 없는 것이 더 많을 겁니다. 그래 김수환 추기경 말씀처럼 공기가 보입니까. 소리가 보입니까. 

회장님! 안보이는 게 훨씬 더 많습니다. 원자가 보입니까. 우주가  보입니까. 은혜가 보입니까. 사랑이 보입니까? 또 태양처럼 보여도 직접 쳐다볼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방사능 물질처럼 보면 죽게되는 것도 있지 않습니까.

회장님의 이 많은 재산이  다 보입니까. 보이는 것은 일부이지요. 하나님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시면 깨달아지지요.

회장님도 모셨던 제가 잘 아시는 어르신이 계시는데 옛날 민주화 운동하시다가 감옥에 갇히셨대요. 그분은 그때 비로소 하나님을 찾게 되더라고 합디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도 젊었을때 감옥에서 하나님 만나셨대요.

가끔 TV 나오시는 조곤조곤 재미있게 경상도 말씨 쓰는 김진홍 목 사아시나요? 그분도 운동권하다가 잡혀들어가 감옥에서 추워 죽을 지경인데 성령의 불이 온몸을 덥혀주셨다고 합디다.

이 회장 절박하면 신을 찾겠지, 감옥보다 더 절박한 곳이 있겠나? 그런데 자네가 말한 성령의 불은 또 무슨 뜻인가?

노 목사 하나님을 기독교에서는 삼위일체로 설명합니다. 성부 하나님, 성자 예수님, 성령 하나님이십니다. 이 세분은 각각 완전한 독립이신데 또한 완전한 한 분이십니다.

이 회장 어이 노목사!  하나면 하나고 셋이면 셋이지, 셋인데 하나다. 궤변이 심하다. 성경에그렇게 써 있나?

노 목사 삼위일체란  말은 성경에는 없지만 하나님, 성령님, 예수님이 성경의 주연이시고  이 분들이 완벽하게 통일되게 일체 이심이 성경 첫 머리부터 끝까지 나옵니다. 

그래서 이 부분 ‘셋이 하나임’은  ‘우리 인간의 지혜로서는 풀 수 없는 하나님의 신비다’고 정의합니다. 그래서 아까 그랬잖씁니까? ‘우리 인간이 다 이해되는 분이라면 그는 신이 아니다’가 맞는 것이지요.

이 회장 하여간 내가 기업 이름도 삼성상회로 했듯이 난 삼자를 좋아하지 누가 설명하기를 물이 있고 얼음이 있고 수증기가 있듯이 하나님도 그렇게 이해하라고 들은 기억이 있네. 같은 H2O 물이지만 증기로도 나타나고 얼음으로도 나타난다는 거지.

노 목사 회장님 많이 아시네요.  참 좋은 비유이긴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비유입니다. 제가 신학대학원 다닐 때 이 삼위일체론은 책이 무척 두꺼워요.

아이큐100대가 아이큐 억대를 논하는 거는 골치아프니 삼위일체는 ‘완벽한 셋이 완벽한 하나다. 이는 인간으로서는 알 수 없는 하나님의 신비다’이렇게 넘어 가십시다.

이 회장 물 이야기가 나오니 갑자기 목이 좀마르네 나 물 좀 다오.

노 목사 네 회장님. 이 에비양 물 드시면서 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생각해 보십시요.

성경에도 예수님이 수가성우물가에서 만난 여자에게 이 물을 마시는 자는 다시 목마르거니와 내가 주는 물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여자는 말귀를 못 알아듣고 그 물을 주면 물길러 안와도 되니 달라고 졸랐지요.

예수님은  생명의  말씀을 물로 비유해 주길 원했지요.

이 회장 그래 물은 생명의 근원이니 예수님 비유가 참 적절하시네. 그래 그 여자가 믿었나?

노 목사 그 여자 뿐 아니라 그 동네 여자들이 왕창 믿었습니다. 아주  실적이 좋았습니다.  사실 그 동네가 사마리아라는 곳인데요.

앗수르  침공을 받아 혼혈이 생기게 되고 유대인 혈통과  유태교의 순수성을 상실해서 이 사마리아라는 곳은 유태인들과 적대적 관계였습니다.

옛날 우리가 기지촌 취급하던 셈이지요. 이곳에서 예수님은  인습을 초월해  그들에게 예배방법을 가르치시고  말씀을 전해서 자신이 메시아임도 밝히셨어요.

이 회장 예수님을 메시아 메시아 하는데 그게 무슨 말이고?

노 목사 아 네 죄송합니다. 히브리말로 메시아,헬라 말로는 그리스도는 구세주라는 뜻입니다. 그리스도는 기름 부음을 받았다는 의미인데 옛날 왕이나 제사장 세울 때 기름을 머리에 부었나 봅니다.

이 회장 왜 하필 기름을 부었나? 의미가 있을텐데.

노 목사 회장님 제가 공부 더 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회장 예수님 시절이 이스라엘이 아마 로마식민지였지? 마치 우리가 일본 식민지였던것처럼.

노 목사 네. 그래서 예수님 오신 후에  예수님 승천후 20년 쯤 지난 후부터  약 AD 50~90년에 기록된 신약성경은 헬라어로 기록되었고 구약은 원래 히브리어였으나 알랙산드리아에서 70여 명이 BC250~200년에 헬라어로 번역했습니다.

이 회장  아 그렇구나.  BC는 Before  Christ같은데 AD는 무슨 뜻인고.

노 목사 아 네.  Anno  Domini 즉 주님의 해라는 라틴어 입니다. 우리가 쓰는 2020년이라는 것도 예수님탄생을 기준으로 로마카톨릭 시절 4세기부터 쓰기시작한 것입니다. 한 4년 오차가 있긴 합니다.

이 회장 그러고 보면 예수란 양반이  대단해.

노 목사 네 로마카톨릭 교회는 정치적 지원을 엄청 받았지요.  아 참  회장님 아까 물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난 게 있습니다. 성철 큰스님이 해인사 암자에서 종정 취임식에도 안오고 보낸글에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고 하신 거 기억하시죠?

이 회장 그래 세간의 화제가 됐지. 진리는 변하지않는다는 뜻으로 하신거 아닐까?

노 목사 저도 잘 몰랐는데 15세기 중국의 야보스님이 쓴 금강경오가해(금강경해설서)에 나오는 내용을 성철스님이 인용하셨다고 합니다. 산시산수시수불재하처.

제가 쉽게 이해하기로는  처음에는 보이는대로  물이 물이었는데, 한참 생각해 보니  물은 보이는 그릇이 물이 아님이 깨달아 지더니,

부처의 도를 득하니 온 천하에 부처가  없는 곳이 없으니 이제 다시 물이 비로소 물로 보게 되었더라고 깨우친 사람의 소회를   해설한 것이랍니다. 

회장님 재미있게도 성경에도 “이 세상 창조때부터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속성 그분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은, 사람이 그 지으신 만물을 보고서 깨닳게 되어있습니다”(로마서1:20)고 기록되어 있는걸 잘 생각해보시면 세상만사가 다 신(하나님)이 내재하고 계심이 아니겠습니까?

회장님 성경읽어보시면 회장님같이 논리적이신 분은 금새 예수님 영접하실 것입니다. 요새는 아주 쉬운 성경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제가 선물하나 해드려도 될까요.

이 회장 나는 평생 사업을 하다보니 늘 따져보는 습관이 있어서 성경이 잘 믿어질까?

노 목사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성경 가장 첫 머리에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것”만 통과하시면 만사오케이입니다. 

이 회장 아이 노목사야  그게 말이 쉽지 신, 자네가 말하는 하나님이 있다는 것도 아직 희미한데.....

노 목사 회장님! 제가 진흙가지고 손주놈하고놀면 손주는  이상한 진흙인형을 만들고는자랑합니다. 그 흙을 도공한테 주면 회장님좋아하시는 기가 막힌 도자기가 나올 겁니다.

그런데 회장님은 흙모래로 반도체를만들어 이 나라를 먹여살리지 않으십니까? 누가 만드냐가 중요합니다. 전지전능하신신이 아니고는 이 세상을 어떻게 만들겠어요?

이 회장 만든거는 넘어가더라도,  성경 제일 앞장은 옛날에 본 기억이 있어. 그런데 모순이있더라니까?

노 목사 말씀해보십시요 회장님.

이 회장 첫날 빛을 만들고  며칠 있다가 해를 만들었다는 거는  앞뒤가 안맞아 첫날 해를 안들어야  빛이 있지 안 그래?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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