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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되살아난 골프장, 젊은 여성들이 몰려 온다

코로나 시국, 스포츠계는
코로나가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걸쳐 최악의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그러나 陰地轉 陽地變(음지전 양지변), 개똥 밭에도 이슬 내릴 때가 있다고 했던가. 이 와중에도 예외적으로 햇볕이 쨍쨍 내리쬐어 호황을 누리는 별천지가 있다. 그 곳은 바로 국내 골프장들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 곳의 주인공들이 주로 여성들이라는 점이며 그 중에서도 20~30대 ‘골린이’(골프어린이,초보골퍼)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성골퍼 K(40)씨는 금년 10월 예약사이트 양도게시판에 웃돈 3만 원을 얹어 주고 예약권을 샀다.이 마저도 하늘의 별따기 대박수준에 속한다.

“예전에는 20~30대 여성은 4명 중 1명 꼴도 안 되었고 그나마 대부분 남편이나 가족과 왔었는데 요즘은 클럽하우스의 절반은 젊은 여성들”이라며, “티엎을 하고 코스에 나가 보니 앞팀에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여자들, 뒤에도 30대 중후반 여성팀이었다”며 놀라운 상황변화에 더 놀라고 있었다.

코로나로 밀집환경의 실내유흥시설 식음료 요식업 등 서비스산업의 침체는 거의 패닉상태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주요 고객이었던 20~50대들에게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외부활동이 제한되고 재택근무, 집콕 등의 답답함을 풀어 줄 마땅한 레져스포츠나 모여서 즐길만한 곳이 사라지자 새로운 대안을 찾아 야외로 나가려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로 젊은 골퍼 온라인족 세대들이 즐기던 실내골프장도 밀폐 밀집환경이라는 특성상 코로나 감염 고위험군에 속해서 이들의 발길이 끊겼다.

그동안 실내공기질 규제의 사각지대로 위생환경면에서는 최악으로 여겨 왔지만 시간에 쫓기고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던 이들 젊은 골퍼들에게는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으며 틈새시간을 쉽게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기있던 레져스포츠였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남녀 막론하고 골프 애호가들이라면 최소 연1회 겨울 비수기에는 꽁꽁얼고 눈덮인 국내골프장을 피해 해외원정 골프를 떠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었다.

값싸고 이국적인 해외 골프장에서 즐기는 라운드는 가성비 최고의 겨울스포츠 겨울 바캉스가 되어 왔었다.

관광을 곁들이는 일정이기 때문에 참여도가 높은 동호회 연례정기행사로 간주 된다. 이로 인한 겨울 동남아 골프장들의 주요 고객은 한국골퍼들이며 심지어는 골프장을 통째로 임대해서 한국 골퍼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한국업체들도 여러 곳 생길 정도였다.

그러나 이런 해외골프 붐도 코로나로 인하여 출입국이 제한되고 도착지에서 또는 귀국 후 2주간의 격리제도 때문에 발길이 끊겼다.

이제 골퍼들은 국내 골프장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고 사회활동 제약으로 집안에 갇히자 그 탈출구로 선택한 곳이 야외공간 골프장이 된 셈이다.

확트인 코스, 아름다운 자연환경, 밀접접촉이 필요 없는 라운드, 밀집시설도 아닌 야외 공간인만큼 코로나 감염으로부터도 안전한 최적의 장소에서 즐기는 최고의 스포츠로 각광 받게 되었다.

젊은 세대 특히 실내골프족들에게는 비용은 좀 더 들지만 투자가치가 있는 가성비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운동이 야외 정규홀 라운드다.

이런 배경으로 몰려드는 젊은 청장년 골퍼들 덕분에 요즘 골프장은 활기가 넘친다.한 마디로 골프장이 젊어졌다고 하겠다.

사실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으로는 골프장은 중산층 이상 고소득층 인사들, 사회적 기반이 잡혀 있는 중년 이상의 계층, 또는 영업을 위한 접대골퍼들의 전유물이 되어 왔었다. 젊은 계층은 시간적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골프장에 다니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예전에는 10명 중 두 명 정도였던 여성골퍼가 지금은 절반이나 차지하고 연령대도 20~30대로 낮아졌다. 사장님들, 고위 공무원 등 ‘여유있는 아제들의 집결지’였었으나 지금은 쭉쭉빵빵 과감한 노출패션에 연신 셀카를 찍어대는 젊은 여성들의 ‘핫플’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더 적극적인 젊은이들은 시간적으로 여의치 못하자 야간라운드에도 몰려들고 있다. 식사나 술 등의 친목모임 대신 예산을 조금 더 보태서 코로나도 안전한 야간골프 주말골프를 위해 넓은 자연공간으로 나간다는 생각이다.

춘천 L골프장의 내장객 분석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에는 20~30대 20%, 40~50대 60%, 60대 이상 20%였던 것이, 최근엔 20~30대와 40~50대가 각각 40%라고 한다.

중장년층이 줄었다기 보다 청장년층이 그 만큼 늘어난 결과다. 이런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 여성락커를 확장하고 식당메뉴도 젊은 여성들의 기호에 맞춰 피자, 떡볶이, 어묵 등을 추가했다고 한다.

‘물 들어 올 때 열심히 노 저어라’ 코로나 사태로 골프장들이 특수를 맞는 가운데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골프산업이 전반적으로 생기를 되찾으며 살아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골프장 사업에서 출구를 모색해 오던 골프장들이 최적의 매도타이밍으로 보고 너도 나도 다시 값을 올려 제값 이상의 매물로 내놓고 있다. 골프장 M&A 시장이 활성화 되고 사모펀드들은 골프장 베팅에 바쁘다.

골프장 거래가격은 사상 최고로 치솟아서 홀당 가격이 50억 정도였던 수도권 안성Q 퍼블릭 골프장이 지난 10월 초에는 77억까지 거래되어 업계를 놀라게 했다.
2013년에 법정관리까지 가서 사모펀드에 넘어갔다가 이번에는 또 다른 사모펀드가 이 가격에 매입한 것이다.

2019년 전국 골프장 홀당 평균 매매가가 47억여 원이었는데 63%나 급등한 것이다.최근 두산그룹도 클럽모우CC를 68억에 매도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회원권가격도 동반 상승하며 회원권시장과 연관업종 골프패션과 골프용품업계도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최근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이 속속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멀지않아 코로나가 종식되면 젊은이들이 다시 실내골프장과 시내 밀집유흥시설로 돌아가고, 겨울이면 골프백들이 국제공항 수화물 체크인 카운터에 쌓이기 시작하면  상황이 또 어떻게 변할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최중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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