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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 철저규명… 상관 지시 기록 지침도 이행”

문무일 검찰총장 “동시다발적 문제제기, 진지하게 성찰해야”
 

문무일 검찰총장이 최근 잇따라 터져나온 검찰 내 성추행·수사외압 의혹 등으로 어수선한 검찰 조직에 진상 규명 및 분위기 재정비를 당부했다.

문 총장은 6일 오전 10시 30분 대검 8층 회의실에서 월례간부회의를 열어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인신공격 등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산적한 검찰 문제를 신중하게 해결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그는 “검찰 구성원들은 이럴 때일수록 여러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시대의 변화나 국민들의 요구에 맞춰 검찰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당부는 현직 검사들의 폭로로 안 전 검사장 성추행 의혹에 이어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수사외압 의혹까지 불거진 가운데 나왔다.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검사는 지난달 29일 검찰 내부망에 2010년 10월 안태근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이후 부당한 사무감사와 인사 불이익을 겪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방송에 출연해 피해사실을 주장했다.

임은정(44·30기) 검사는 해당 사건 이후 서 검사의 피해를 알아보려 하자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이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시느냐”며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주장을 한데 이어 스스로 선배검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봤다고 공개했다.

안미현(39·41기) 검사는 지난 4일 방송 인터뷰에서 춘천지검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를 수사하던 지난해 4월 당시 최종원 춘천지검장이 갑자기 관련자를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사건을 조기 종결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더우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과 염동열 의원, 모 고검장 출신 인사 등이 이런 외압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한 상태다.

조직 내부의 비위 폭로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문 총장은 검찰 내 의사결정 과정을 기록에 남기는 지침을 철저하게 준비해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올해 4월 1일부터 전국 검찰청에서 검찰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상관의 지휘 및 지시 내용 등을 기록하는 지침이 시행된다”며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화해 더는 사건 처리의 공정성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는 안미현 검사가 제기한 강원랜드 수사외압 의혹을 계기로 사건 처리의 공정성 논란이 고조되자 발 빠른 대책 시행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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