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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 - 차례와 제사, 이렇게 지내세요

제사는 전 국민적인 전통, 아시아권에서 유일 고조선 시대부터 시작, 역법과도 연관 가능성
색동한복 차려입고 세배하는 어린이들
설을 열흘 앞둔 6일 오전 광주 북구 용봉동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설명절 예절배우기 행사’에 참여한 예랑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세배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는 설 명절이 다가온다. 
일본을 제외한 음력을 병용하고 있는 동양 문화권 국가들 중에서 춘절과 추석을 전후해 인구 이동이 대대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지만 조상들에 대한 예를 거국적으로 올리는 경우는 우리나라가 유일 하다.

중국도 제사를 지내는 집이 있기는 하나 국가적이지는 않다.  우리만의 미풍양속이 이어온 동방예의지국으로서 다행한 일이다.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2100년 동안을 지탱해온 고조선은 태양숭배 천손사상을 기본으로하는 종교적 문명 공동체이며 아시아 대륙을 중심으로 주변지역을 문명적으로 통합한 유목문명시대를 장구한 시절 꽃피웠다. 

만물에 신령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해 신의 가호로 재앙이 없는 안락한 생활을 기원했는데 이것이 제사의 기원이다. 

제사는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일정한 격식을 갖추었는데 이것이 제례다. 동이족인 요, 순시대에 제사를 지낸 기록이 있다. 
조상에 대한 제례가 하, 은시대를 거쳐 주나라 시절에 확고하게 갖춰졌다. 선조들은 이 기쁨을 그 위의 조상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예로써 표현했다.  

설날을 “삼가다” 또는 “조심하여 가만히 있다”라는 뜻의 옛말인 “섧다”에서 그 어원을 찾기도 한다. 이는 설날을 한자어로 신일(愼日)이라고 표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신일이란 “삼가고 조심하는 날”이란 뜻인데, 이는 완전히 새로운 시간 질서에 통합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언행을 삼가고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생긴 말이다. 

설날이 언제부터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로 여겨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역법의 제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신라의 독자적인 명절이라 할 수 있는 가위나 수릿날의 풍속이 있었다는 사실에서도 우리 민족이 고유한 역법을 가졌을 가능성을  충분히 추측할 수 있다

전통 제사 상차림.
대추, 밤, 감, 배 
제일 앞줄에 놓는 과일의 진설 방법은 이설이 분분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대추, 밤, 배 감 순으로 놓는다고 주장하는 조율이시(棗栗梨枾)를 많이 따른다. 
대추는 씨가 하나인 과일인데 열매에 비해 그 씨가 큰 것이 특징으로 왕을 상징한다. 
밤은 한 송이에 씨알이 세톨이니 3정승을, 배는 씨가 6개로 6판서를 감은 씨가 8개 이니 8방백(方伯, 관찰사)을 의미한다고 한다.
대체로 과일의 제수 그릇 수는 짝수만큼 놓도록 돼 있다. 이는 땅에 뿌리를 둔 지산(地産), 즉 음산(陰産)이기 때문에 음수인 짝수로 한다. 그리고 한 제기에 과일을 올릴 때는 귀함을 뜻하는 양 (陽)의 수인 홀수 개를 놓았다. 이 때 과일의 위아래를 깎아 놓았는데 그 이유는 잘 괴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조상들이 드실 수 있도록 정성으로 다듬어 놓는다는 의미가 있다. 

자연의 맛에 가깝게 
두번째 줄에는 삼색 나물과 식혜, 김치, 포 등이 올라간다. 이때 삼색 나물의 삼색은 역시 귀함을 뜻하는 양(陽)의 수인 홀수이다. 
김치도 희게 담근 나박김치만을 올리는데 그 이유는 깨끗하고 순수한 음식을 올리는 것이 조상에 대한 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대개 차례 상에 올라가는 음식에는 소금 이외에 많은 양념을 쓰지 않는다. 가능한 모든 음식을 자연의 맛에 가깝게 만든다는 의미가 있다.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 
세번째 줄에 오르는 전과 적은 술안주다. 생선 중에 머리와 꼬리가 분명한 제수를 올릴 때 제주의 위치에서 볼 때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는 두동미서(頭東尾西)를 따른다. 
음양오행설(陰陽五行設)에 따라 동쪽은 남쪽과 더불어 양의 방향이다. 동쪽은 해가 솟는 곳으로 소생과 부흥을 뜻하므로 머리를 동쪽에 둔다. 반면 해가 지는 서쪽은 동쪽과 반대되는 암흑과 소멸을 상징하므로 꼬리는 서쪽을 향하도록 한다.

탕은 하늘에서 내린 음식 
네번째 놓인 탕은 어탕, 육탕, 계탕 이렇게 3가지 탕을 올렸다. 땅에 뿌리를 박지 않은 고기나 생선은 하늘에서 얻어진(天産) 것이기 때문에 같은 줄에서는 양(陽)수인 홀수로 놓는다. 
그리고 탕은 건더기만을 떠서 놓는데 조상들이 잡수시기 편안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생사 구분하는 밥과 국의 위치 
다섯번째는 메(밥)와 갱(국)을 신위 수대로 올린다. 
제사 때 신위에 바치는 쌀밥을 메라 하 고 국은 갱이라고 한다. 메는 특별히 되게 하는데 이것은 쌀의 본래 모습에 가깝도록 하기 위해 되게 만든다. 
이 때 메와 갱을 올리는 위치는 우리가 밥과 국을 놓는 위치와 정반대다. 즉 밥이 서쪽, 국이 동쪽이다. 
이를 반서갱동(飯西羹東)이라 한다. 이는 산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가 다름을 의미한다. 
추석과 같은 차례에는 메와 갱 대신에 송편을 올리고 설에는 떡국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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