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나’를 사랑하며 베풀줄아는 ‘즐거운 경로당’
평생교육 필요한 시대, 내·올리사랑 교육나서
주는 기쁨 나누면서 불우이웃 돕기 4배 증가
광안리 앞 경로당에 게스트 하우스 무료 운영
부산 수영구지회는 허성준 지회장(81)이 취임한 지난 2010년 6월부터 ‘즐거움’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다.
2013년 142회 어버이날을 기념해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행사에서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지회에 주는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한 수영구지회와 산하 경로당 88개소는 ‘즐거움’을 실천하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허성준 지회장이 말하고 실천해온 ‘즐거움’은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먹고, 즐기고, 웃고, 떠드는 ‘쾌락’이 아니다.
노인 스스로 ‘나’를 사랑하면서 지역의 소외된 불우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베품’의 소중함을 아는 그러한 ‘즐거움’이다.
‘감동을 심는·나를 내어주는·모두에게 감사하는 회원’이 되어 ‘긍정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때문에 받을 줄만 아는 노인이 되어서는 안되며 주는 기쁨 더 크다는 것이 허성준 지회장의 신념이다.
허 지회장의 신념의 실천으로 이어진 것이 바로 2011년부터 시작한 불우이웃 돕기 성금 모금이다.
2011년 첫해에는 400만원 조금 넘었지만 7년이 되는 지난 해에는 1230만원을 모아 불우이웃에게 전달했다. 무려 4배가 넘는 금액이 회원들의 자발적인 작은 손길로 모인 것이다.
작은 첫 걸음이 모두의 함께 걸음으로 발전한 데 대해 허 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회나 경로당에 기관이나 단체에서 후원이 들어오지만 노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받을 줄만 알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랑도 나누면 더 커지는 것처럼 남을 돕고 봉사하는 것도 하면 할수록 그 기쁨이 커진다는 것을 회원들도 알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처음 모금을 시작했을 때는 이렇게 큰 성금이 모이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그리 넉넉하지 않은 회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마음이 한해 한해 커지는 것 같아 회원들께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허성준 지회장의 또 하나의 철학은 ‘평생 배움’이다.
배움의 내용만 다를 뿐이지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와 80세 노인이 모두 평생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허 지회장의 집무실은 마치 서재처럼 책으로 가득하다. 책 한권한권 직접 고르고 구입한 것이어서 애정과 손때가 함께 쌓였다. 그는 이 책을 지회 사무실에 그대로 두고 갈 생각이다.
“나이가 들었어도 항상 배움의 자세로 정진해야 사회에서도 진정으로 존경받는 어른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제 사무실에 와보고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제가 소중히 본 이 책들을 후임 지회장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고 갈 생각입니다.”
허 지회장의 평생 배움의 자세는 평생 교육과도 맞닿아 있다.
산하 88개 경로당을 순회하면서 회원들에게 ‘우리는 행복합니다’ ‘오늘을 즐겁게 써주자’ ‘자유는 질서(法)다. 순리대로 살자’ ‘행복은 내가 만든다. 건전한 여가활동’ 등의 주제로 취임 후부터 해마다 교양강좌를 해왔다.
또한 2015년부터는 관내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 ‘내·올리 사랑(孝)교육’을 통해 3년 동안 17개교 3462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1·3세대 소통교육을 진행해왔다.
수영구지회의 자랑거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전국 유일무이의 무료 게스트하우스도 빼놓을 수 없다.
눈부시게 푸른 부산 광안리 앞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한 게스트 하우스는 지난 2015년 삼익비치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삼익비치경로당과 논의해 2층을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회원 가족들이나 대한노인회 소속 회원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는 게스트하우스 앞 해변에 테이블과 천막 등으로‘하계 실버웰빙 센터’를 마련 편안한 쉼터까지 제공하고 있다.
수영구지회는 경로당 회장이나 총무 등을 대상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견학도 그저 쉬고 노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우리 농촌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경남 거창, 청송 등을 방문해 지역 특산물 사주기 운동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이밖에도 수영구 어르신 올림픽 대회, 합창대회, 민속놀이한마당 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취임한 지 8년째 접어들고 있는데 이제서야 무엇이 진정한 ‘즐거움’인지 깨닫고 실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는 허성준 지회장은 지금 수영구지회만이 아닌 더 크고 희망 가득한 ‘즐거움’을 꿈꾸고 있다.
강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