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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히 잊혀진 독립운동가의 삶과 역사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 선생 부산 거주지 복원되지 못해
백산 안희제 선생이 설립한 부산 중앙동에 위치한 백산상회 건물.
“부산에서 일제강점기 아픔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과 독립운동가의 흔적이 무관심 속에 많이 사라져 아쉽습니다.”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 선생의 손자인 안경하 광복회 부산시 전 지부장은 지난달 28일 “지금이라도 독립운동가의 흔적을 찾아 보존하려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산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한 애국지사들의 생가 또는 옛 주거지가 무관심 속에 역사성을 살린 장소로 복원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산기념관에 따르면 안희제 선생이 부산에서 독립운동을 할 당시 살았던 주소는 백산상회 주주명단에 부산부 초량동 659로 기록돼 있다.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안희제 선생은 1914년 말 부산 중구 중앙동에 백산상회를 설립했다.
포목과 건어물을 판매하며 일제의 감시를 피한 백산상회는 해외 독립운동세력의 국내 연락 거점인 동시에 독립운동 전파소 역할을 하며 3·1 운동 확산에 이바지했다.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소장은 “단순 기념관을 만들어 독립운동의 업적을 기리는 것을 넘어 독립운동가가 살았던 집도 보존할 필요가 있다”며 “보존이 어렵다면 최소한 표지석이라도 세워 독립운동 정신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중구에 있는 백산상회의 터에는 현재 백산 기념관이 있다.
광복 50주년을 기념해 1995년에 만들어진 백산 기념관은 건립될 당시 옛 건물을 헐어버리고 그 자리에 기념관을 지어 반쪽자리 기념관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부산 출신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박재혁 의사 생가로 추정되는 가옥에도 독립운동의 역사적 흔적은 아무것도 없다.
박 의사는 의열단 김원봉 단장의 지시를 받고 1920년 9월 14일 부산경찰서(현 남포동)에 폭탄을 던져 일본인 하시모토 서장을 폭사시켰다.

부산시와 동구, 부산보훈청은 지난해 9월 말 한 차례 만나 관련 회의를 했지만, 올해 10월 열리는 부산지역 3·1 운동 100주년 학술대회 때까지 박 의사의 역사적 고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만 나눴다.

부산시 관계자는 “박재혁 의사의 의열 활동에 관한 학술연구가 선행된 후 생가 복원을 추진하는 게 순서라고 판단했다”며 “학술대회 이후 박 의사에 대한 생가 복원이나 기념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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