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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 박사의 산티아고 데 까미노(Santiago de Camino), 순례길 도전기 ?

2018년의 버킷리스트, 순례자의 삶을 걷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난 순례자들과 함께 론세스바예스 공립 알베르게에서 출발하면서 한컷. 맨 오른쪽 안경과 모자를 쓴 남성이 글을 쓴 정병호 박사.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가끔 일탈(逸脫)의 꿈을 꾸면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빠듯한 일상생활에서 일탈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도전하는 자만이 성취할 수 있듯이 과감하게 주사위를 던지듯 탈피를 해야 하는 것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걷기 위해서는 건강, 경제적인 여유, 시간이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가고자 하는 의지(意志)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2015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2018년에 걷는 목표로 버킷리스트에는 목록에 올려놓았지만 800km의 길을 매일 20~30km를 연속해서 걸을 수 있을까? 

대한민국도 아닌 먼 이국땅에서 음식과 환경이 다른 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불안, 두려움 등을 생각하면서 망설임 끝에 인터넷과 관련 책,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룬 영화 <The Way>를 보면서 도전해 보고 싶다는 욕망이 들어 모여행사에서 산티아고 순례길 상품이 있어 아내와 함께 신청했다.

신청 후 북한산 둘레길 8개 코스 157km를 매주 걸으면서 체력을 점검하고, 필요한 물품을 하나하나 준비하면서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떤 상황이 나를 기다릴까 하는 내 마음속에 기대와 설레임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산티아고 데 까미노(Santiago de Camino)라고 불리며, 산티아고 데 꼼뽀스텔라까지 걸어가는 순례길을 말한다. 여기서 까미노(Camino)는 우리말로 ‘길’이란 뜻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단순한 여행이나 트레킹이 아니라 ‘순례’라는 것이다. 이 길에 들어선 순간부터 ‘뻬레그리노’(Peregrino), 곧 ‘순례자’가 된다. 순례는 ‘목적지를 향해 걷는 것’으로 이것이 없다면 그저 바람이나 쐬는 유람 혹은 방랑일 뿐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국적, 나이, 인종. 직업과 종교인, 비종교인을 떠나서 2015년에만 100km 이상 걸은 순례자가 26만명이 된다고 하며, 더 놀라운 것은, 대한민국의 순례자들도 4500여 명으로 8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티아고 데 꼼뽀스텔라까지 가는 길은 여러 개의 루트(Root : 길)이 있으나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프랑스 생장을 지나 스페인을 가로 지르는 까미노 프란세스(일명 프랑스 길) 루트를 따라 걷는다.

프랑스 길(일명 나폴레옹 길)은 성 야고보 성인의 길로 대부분의 유럽 중세 성지 순례 루트로 프랑스 생장에서 출발하여 피레네산맥(1,450m)을 넘어 스페인 산티아고 콤보스텔라까지 이르는 800km의 순례의 길로 프랑스 나폴레옹황제가 넘었다는 큰 역사적 관련성을 지닌 루트(길)이며 순례자가 가장 많이 걷는 루트이다. 일반적 프랑스길 출발점은 프랑스 생쟝(Saint Jean Pied de Port)에서 출발해 스페인 국경을 넘고 피레네산맥을 넘어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꼼뽀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까지 800km의 까미노를 하루에 20km~30km를 걸어서 최소 30일~40일 이상 걸어야 하는 길이다.

드디어 2017년 10월 20일 08시 55분발 에어프랑스에 몸을 싣고 비아리츠공항에 도착한 것은 오후 6시경(시차 8시간 : 이하 현지시간)으로 다시 버스를 타고 목적지인 프랑스 생쟝(Saint Jean Pied de Port)에 도착하니 저녁 8시가 넘었다.

다음날인 21일 일어나 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순례자사무실에 들러서 인적사항을 적고 끄레덴시알을 발급받으니 이제 페레그리노(순례자)가 된 기분이다.
알베르게(순례자 숙소)는 전세계 남녀노소의 순례자들이 함께 잠을 자는 숙소로 서로의 생활습관이 다르듯이 옷차림도 다르고 고요한 밤속에서 다양한 하모니(코골이)가 들리는 곳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위해서는 알베르게의 2층 베드, 화장실, 샤워시설이 조금 열악하기 때문에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하지만, 다행히 음식은 향신료를 사용하지 않아 입맛에 잘 맞는다. 
오늘 산티아고순례길을 처음 걷는 날인데 밖에는 지금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생쟝에서 출발하여 해발 1,430m의 피레네 산을 넘어 론세스바예스까지 가는 순례여정에서 제일 어려운 코스로 알려졌다. 
아침 조식은 어제처럼 잘 구운 빵과 치즈, 훈제 소고기를 맛있게 잘 먹었다.

오전 8시 30분까지 집합해 에스파냐문에서 문까지 가는데 비가 더 많이 내려 우의를 입고 스패츠를 착용하고 다 같이 기념 사진을 찍고 9시 55분쯤 드디어 목적했던 산티아고순례길 800km를 도전하기 위하여 첫발을 내딛었다.
글쓴이 ‘정병호 박사’는 고려대학교에서 법학석사학위를 받고, 목원대학교에서 부동산학박사학위를 받아 현재는 레인보우인재교육원과 아토즈컨설팅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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