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보장된다고 하니 1순위 청약자격이 있는데 여기에 청약을 안 넣을 사람이 있을까요. 주말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몰릴 것 같아서 새벽부터 미리 와서 줄을 섰습니다.”
16일 올해 분양시장의 ‘최대어’이자 ‘로또 아파트’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모델하우스가 문을 연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인근에는 새벽 6시부터 수백명의 대기 줄이 형성됐다.
견본주택이 문을 연 오전 10시께는 화물터미널 앞 부지에 여러 겹으로 수백m의 대기 줄이 만들어졌다. 일대 교통이 마비됐을 정도다.
현대건설[000720] 관계자는 “오픈 전까지 4~5000 명이 찾은 것으로 추산된다”며 “시간당 1800~2000여 명이 입장하고 있으며, 안전상의 문제로 입장 인원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에는 1층에 전용 63B㎡, 84D㎡ 두 종류, 2층에 84B㎡, 118A㎡, 173A㎡ 세 종류 등 5개 타입의 견본주택이 마련됐다.
특히 일반분양 가구 수가 가장 많은 전용 84㎡ 타입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려 내부를 둘러보려면 다시 30분가량 줄을 서야 할 정도였다. 1층과 2층에 마련된 상담석 17곳도 내내 붐볐다.
상담원은 “건설사의 중도금 대출이 안 된다는 건 이미 많이 알려져서 그 질문은 별로 없는 편이고, 1순위 청약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는지 가장 많이 질문한다”며 “건폐율·용적률이 높아 일조권 등에 문제가 없는지 질문도 많다”고 말했다.
방문객 중에는 서울 뿐 아니라 대구, 부산 등 지방에서 온 경우도 있었으며, 이들은 미계약 물량이나 부적격자 물량 등 잔여분 추첨에 관심을 갖고 질문하기도 했다.
앞서 국토부는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청약에서 가점을 많이 받으려고 위장전입을 하는 당첨자를 가려내기 위해 당첨자 가족의 실거주 여부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모델하우스 곳곳에는 ‘위장전입 직권조사를 실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처럼 평일인 개관 첫날부터 오전에만 수천 명의 방문객이 몰린 것은 이 아파트의 분양가가 3.3㎡당 4160만원(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보증 승인 기준)으로 책정돼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30대 후반의 자녀 부부와 함께 견본주택을 찾은 복모(69·서울 송파구 거주)씨는 “강남에서 교육 여건도 좋고 물량이 많아 당첨 가능성이 큰 단지가 나와서 아들이 ‘다자녀 특별공급’ 신청을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박윤서 분양소장은 “대출규제가 강화됐고 건설사 중도금 대출이 없어서 당초보다는 경쟁률이 줄겠지만, 서울 지역 1순위는 조기 마감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용 84㎡ 이하는 100% 가점제로 선정하는 만큼 바로 위 평형대이자 50% 추첨제가 적용되는 전용 103㎡의 청약경쟁률이 크게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