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이악스럽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이기주의 사회에 저 스파르타의 용사들처럼 정의감과 애국심에 불타며 용맹스러운 남자가 과연 있을까. 전쟁이 끊임없을 때 스파르타는 저들 때문에 가정이 유린되지 않았으며 저들의 어머니와 누이, 아내의 자궁이 더럽혀지지 않았다. 실로 전사가 진정 전사다웠을 때 나라의 보위는 물론 가정이 온전하고 사속嗣續이 단절되지 않았으며 여인들의 정절이 훼절당하지 않았던 것이다.
저 스파르타 전사들이 얼마나 명성을 날렸던지 적국인 페르시아가 스파르타에 군사훈련을 담당할 장교를 파견해달라는 별란 요청을 한 적도 있었다.
저런 남자가 우리 사회에도 존재하는가에 대한 회의는 잘못된 인식이다. 우리한테도 저런 훌륭한 남자들이 얼마든지 있다. 그게 누구인가.
다름 아닌 일생을 생활전선에서 소임을 완수한 ‘밥벌이 꾼’이라는 훈장을 달고 있는 남자들이다.
지금 연치가 호호야면 그들은 6.25전쟁부터 외환위기 그리고 기적 같은 경제발전 등 경천동지의 변화를 다 겪은 주인공이고 유공자다. 그들은 불요불굴의 ‘밥벌이 꾼 breadwinner’으로 평생을 삶의 전장에서 가족과 나라를 위해 땀 흘려 밥을 벌어 다 먹여 살렸고, 울타리를 뜯기지 않게 막았으며, 대를 잇고 그리고 평화를 지켰다. 저보다 더 위대한 전사가 어디 있을 것이며 저보다 더 귀중한 공헌이 또 무엇이 있겠는가.
저토록 일생을 올곧게 건실한 밥벌이 꾼으로 산 남자는 비록 그 가슴에 훈장 한 개를 달지 않은 범인凡人일지라도 훌륭한 남자인 것이다.
이 사회가 필요로 하고 우리가 그리워하는 대장부란 어떤 사람인가.
논어에서 정의한 진정한 대장부란 이런 사람이다. 작은 일에 허술히 하지 않으며(매사 최선을 다해 책임정신이 강한), 남이 안 보는 곳에서 속이고 숨기지 않으며(권모술수에 의존하지 않고 정정당당하며), 실패한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는(불요불굴의 정신을 소유한) 사람이라고 했다.
지금 평생을 성실하고 근면한 밥벌이 꾼으로 일하다 은퇴한 호호야들은 다름 아닌 저런 대장부로서 박수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
사실 사지와 오장육부가 멀쩡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장부답게 살지 못할 게 없다. 삶에 있어 최선을 다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자세이다. 그런 사람은 요행을 바라지 않고 땀 흘린 만큼 수확함에 만족한다. 분수에 넘치는 욕망을 품지 않으므로 그런 사람들은 순수한 장부로서 건강한 사회의 역군인 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요즈음 세상은 갈수록 소인배들이 늘고 득세하여 떵떵거리고 산다. 그들은 황금여신의 숭배자로 소인배 특유의 이악스러운 수단방법으로 부자가 되어 산다.
오늘날 인간의 타락과 사회의 저속화는 전적으로 정당한 규칙과 도리를 어기면서 부자의 성을 쌓는 소인배들 때문이다. 소인배는 대장부의 적이다. 소인배가 득세할수록 대장부는 도태된다. 소인배는 요령에 능해서 제 잇속을 악착같이 챙긴다.
세상에는 남의 공로를 자기 것으로 챙겨 훈장을 달고 공로자로 행세하며 뻐기는 양두구육 속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반면에 나라와 사회에 필요한 대장부는 시나브로 사라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요새 남자들은 갈수록 여성화 되어 나약해빠져서 안일 무사한 인생을 살려고만 한다. 지금이야말로 국가 사회적으로나 기업한테나 저 스파르타의 전사와 같고 장부의 기상을 소유한 남자들이 필요한데 말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암탉이 울어 집안을 망하게 하는 게 아니라 흥하게 하는 여장부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