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만들어 놓고 세계 7번째 핵보유국임을 인정받기 위해 미 본토까지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국제 사회가 경제봉쇄로 압박을 가하던 것이 불과 3개월 전인 지난해 말이었다.
올해 연두연설을 통해 김정은이 평창 올림픽 참가의사를 밝히자 잘 짜여진 각본처럼 일사천리로 남북간 대화무드가 무르익어 드디어 우리의 방북 대표단에게 ‘비핵화’ 운운 하는 것을 보면 김정은이 급하긴 엄청나게 급했던 것 같다.
급한 것은 남측도 마찬가지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노벨평화상에 추천하기위한 무슨 위원회가 발족됐다는 기사를 보았다. 미국의 트럼프까지 얹어서까지 말이다.
지정학적 위치로 보아 중국의 시진핑과 특히 남북회담에 소외된듯한 러시아의 푸틴, 그리고 일본까지 첨예하게 맞물려 있어 험로가 예고되어 있는데 노벨평화상부터 탐내는 듯 한 모습은 본말이 전도되어도 한참 되었다싶다.
18년 전인 2000년 6월13~15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과 공동 발표한 이른바 ‘6·15선언’이 오늘의 민족공멸이라는 참담한 핵전쟁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 일부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 결과물이 김대중의 노벨 평화상이었고 그의 동북아 평화에 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북갈등은 더욱 심화되었고 햇볕정책은 실패한 정책으로 귀결되었다.
김정일이 시작한 핵무장의 꿈은 그 아들 김정은에 의해 완성되어, 한반도는 물론 세계를 핵전쟁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미국 트럼프대통령의 말이 아니어도 더 이상 위장평화에 속아 시간을 기다려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핵억제를 위한 강력한 무역제재와 더불어 언제든 선제 타격할 군사적 옵션이 준비되어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북한이 선택한 대화카드를 이번만은 믿으란 것일까?
북한의 최우선 목표는 이미 개발한 핵 무력을 온전히 지키는 동시에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의 완성을 가로 막는 경제제재를 와해시키고 미국의 군사적 강제 조치를 회피하는 것이다.
북한은 남북대화나 미·북 대화는 ‘김정은 장군님의 승리’라며 내부선전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한국의 대북특사와의 회담은 경제봉쇄로 공화국을 압살하기 위한 적들의 비열한 책동을 무찌르기 위한 김정은 장군의 위대한 업적”이라고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면서도 정작 4월말의 남북정상회담이나 5월의 미·북 대화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없다. 김정은이 개인적으로는 어린시절 유럽 유학시에 이미 민주세계의 맛을 보았고 핵·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하고 핵없는 경제개발이나 평화노선을 선호할 개연성은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북한 군부가 동요할 것은 불문가지이며 이를 이용해 러시아가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공산이 크다.
미국 역시 대화를 중시하는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에 매파인 폼페이오 CIA 국장을 지명했다. 또한 미 폭스뉴스를 비롯해 주요 언론들은 존 볼튼 전 유엔 대사가 공석 중인 주한 미국 대사로 부임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존 볼튼 전 유엔 대사는 부시행정부 시절 ‘테러와의 전쟁’에서 매우 강경한 모습을 보였으며, 지난 몇 년간 북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문제에 대해 “협상은 필요 없다. 선제공격 뿐이다”라고 외치며 김정은 제거를 주장했던 사람이다.
그는 또 김정은이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간 비핵화 대화를 제안한 뒤에도 “시간을 끌려는 수작”이라며, “북한이 미 본토에 대한 핵 공격 역량을 갖기 전에 박살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NSC 대변인실은 최근 “미국은 북한 정권이 근본적으로 행동을 개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에 뜻을 같이 한다”면서, “트럼프 정부는 과거의 실패한 정책을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종이호랑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미국이 언제라도 북한을 초토화시킬 만반의 준비를다 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러시아까지도 북한을 돕지 못하게 굴복시켰다
이대로 북한 경제를 봉쇄하면 김정은은 반드시 망한다. 하지만 김정은에게 더 이상의 시간을 주면 미국에 핵을 날릴 수 있는 무기가 완성될 수 있다. 트럼프가 5월로 회담 날짜를 못 박은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것은 협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의사를 무조건 수용하라는 최후통첩일 뿐이다.
미국은 단호하게 말할 것이다. 첫째 모든 핵무기를 무조건 폐기하라, 둘째 수용소에 억류된 모든 인권을 해방하고 개혁개방을 통해 정상적인 국가가 돼라, 셋째 핵폐기의 대가는 일체 없다.
이러한 독배를 마시지 않으면 폭격을 선택해야 한다. 제거돼야 할 인류의 적, 그 적장의 목을 조이고 있는 단계에서 협상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인 ‘아시아 프레스’는 북한이 핵문제는 미국과 협상하고 한국과는 경제지원문제만 논의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 정상회담에선 ‘비핵화’를 하겠다는 원론적 언급만 하고,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 망을 흐트러뜨릴 전략에 주력할 것 같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 진다. 물론 정부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남북정상회담 전에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 대응책을 논의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상간 남북 대화와 미. 북 대화가 열리면 과연 한반도에 ‘비핵 평화의 봄’은 올 것인가?
한·미·일 3국은 북한에 대해 핵 폐기 이외에는 다른 출구가 있을 수 없다는 인식을 반드시 심어주기로 결의했다.
그래서 핵을 버릴 경우 북한은 발전할 것임을 주지시키고, 그렇지 않고 핵을 고집하면 대북제재는 더욱 강화된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미국이 원하는 것을 실현시키지 못한다면 미국은 회담을 철회할 수도 있으며, 그 결과는 대북제재 강화와 더 나아가서는 군사조치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지적해야 한다.
김정은은 이번 기회를 살려 우리나라에서 자본 지원을 받아 개성공단 같은 경제협력사업을 추진하려 할 것이며,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명분으로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할지도 모른다.
또한 일본과의 협상을 중재해 주면 대일 배상청구를 통해 말라붙은 북한 경제에 피를 돌게 하는 방안도 제시할 지도 모른다. 따라서 정부는 이제 단순한 중재자 역할을 넘어서 4월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비핵화’만이 살길이므로 더 이상 양치기 소년이 되지 말라”고 강력히 요구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노벨 평화상을 기대하는 문 재인이 통일 한국을 이끌어내는 운전자역을 자임하였으니 먼저 다음의 6가지 덕목을 갖추는 노력부터 해야 할 것이다. 지도자의 덕목이 평화의 봄을 이끌어 내겠기에 이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