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거래를 규탄

“재판거래 의혹 과장된 측면 지적하려는 듯” 해석
금속노조 노조원들이 5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거래를 규탄하고 사법권 남용 관련자의 구속 수사와 잘못된 판결의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 등을 조사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의 단장인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재판거래는 실제로 있지 않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안 처장은 1일 오후 퇴근길에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재판거래라는 말은 30년 이상 법관으로 재직하며 처음 듣는 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다른 법관의 재판에 영향력을 미쳐서 거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안 처장의 언급은 ‘재판거래’ 의혹이 실체와 달리 과장된 의미로 여론에 전달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려는 뜻으로 여겨진다.

재판거래 의혹은 안 처장이 이끈 특별조사단이 법원행정처 컴퓨터에서 발견한 문건 속에 나온 정황을 두고 제기된 의혹이다. 문건 속에는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특정 재판 결과를 협상 카드로 삼아 상고법원 도입 문제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협조를 끌어내는 방안을 검토하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그러나 특별조사단은 이런 방안이 검토됐다고는 해도 실제로 행동에 옮겨졌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대신 그런 문건을 작성했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고 특별조사단은 평가했다.

결국 안 처장은 특별조사단이 문건 자체의 부적절성을 지적한 것을 두고, 실제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와 재판을 놓고 거래를 했던 것처럼 여기는 것은 오해에 불과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법원 일각에서는 안 처장의 발언이 의도와 무관하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입장을 옹호해준 격이 아니냐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한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1일 재임 시절 일어난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파문과 관련해 “대법원장으로 재임했을 때 재판에 부당하게 관여한 적이 결단코 없으며 재판을 놓고 흥정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자택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 조사결과에 관한 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상고법원 도입 문제와 관련해 특정한 법관에게 불이익을 준 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