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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못은 펴야 쓸 수 있다

적폐청산 대한민국 ⑥ - ? 역사의식 -노재환(본지 사장)
곧잘 역사를 설명할 때 영국의 역사학자 E.H Carr의 정의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를 거론한다.

카의 이런 해석의 맥락에서 본다면 역사의식이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를 이어가는 정직한 화법이라고 비유하고 싶다.

화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반어법도 있고 은유법도 있고 반복법도 있고 직유법도 있다.

그러나 공통점은 진실 된 의미의 전달에 있다. 어떻게 의미를 잘 전달 할 것인가를 놓고 기법은 가지각색이 나온 것이다.

다양성은 역사의식도 마찬가지다. 진선미를 추구하는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각자의 사상에 기초한 화법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지향점은 사실에 기인한 정직한 화법의 말이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는 것에는 몇 가지 요소가 전제되는데 첫째는 사실성이요, 두 번째는 인간애요, 또 한가지는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래지향적이어야 하는 이유는 미래만이 오늘과 내일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요한 역사의식이 바르게 서 있지 않으면 결코 이 땅 위의 그 어떤 민족도 미래는 밝지 못하다. 아울러 우리가 고쳐야 할 잘못된 역사의식 세 가지를 지적해보고저 한다.

첫째, 식민사관에 입각한 그릇된 역사관이다. 이 문제는 한국 역사학계의 대부로 여겨지는 이병도씨 역사학파의 영향이라고 나는 본다. 그가 1986년 조선일보에 보낸 기고문에서 “단군조선은 신화가 아닌 (사실)史實이며 고대사는 복원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3년 후 타계했다. 

그의 학설의 영향으로 일본식민지배의 큰 잔재 역사의식이 촘촘히 박혀있는 셈이다. 예를 들자면 그렇게 친일파를 배척하면서도 아직도 교육현장에 교감이라는 자리는 버티고 있으며 법조계의 용어는 일본식으로 휘양 찬란하다.

두 번째는 종교와 천부의 인권을 인정하지 않는 공산주의에 기초한 민중해방의 투쟁적 역사의식이다.

헌법에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나 종교 신앙의 자유는 보장된다고 정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정치 체제는 올바른 사관을 소유할 수 없으며 이런 사관에서 나오는 역사의식 또한 우리가 청산해야 할 ‘굽은 못’ 역사의식이라고 본다.

세 번째는 자기 비하적, 부정적, 과거 지향적 역사의식이다.

오늘날 식자들은 대중매체에 의한 사회적 책임이 크다. 그중 언론이 제일 책임이 크다. 

작금의 흙수저 논쟁도 그 속에는 자기 비하적, 부정적 의식이 내포되어 있다. 

우리주위엔 얼마나 많은 존경 받는 인물이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으며 얼마나 많은 조롱받는 이들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았는가. 

역사를 배우는 젊은이들에게 정직하게 가르쳐야 한다. 곧게 가르쳐야 한다. 사회의 목탁이요 마을의 새벽종인 사회적 책무를 언론이 지고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한다.

역사는 미래를 내다보는 창이다. 역사의식은 창가에서 미래를 꿈꾸는 인간 본연의 정직하고 긍정적이며 내일을 향한 하늘을 향한 다짐이어야 한다.

굽은 못은 반드시 펴야 쓸 수 있다. 올곧은 역사의식이 절실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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