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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근로자 또 숨져… 3명째 극단적 선택

실종 신고 20여 일 만에 발견… 스스로 목숨 끊은 듯
한국지엠(GM)이 자금난으로 2017년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면서 노조와 갈등을 빚은 6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홍보관 앞에 한 노조원이 농성천막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성과급 지급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사장실 무단 점거를 이틀째 이어가고 있다.
경찰에 실종 신고가 접수된 한국GM 소속 50대 근로자가 20여 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올해 2월 군산 공장 폐쇄 결정 이후 노사 갈등을 겪는 한국GM 소속 근로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이번이 3번째다.

6일 인천 논현경찰서와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5분께 인천시 남동구 남동공단 인근 승기천 주변 길가에서 한국GM 근로자 A(55)씨가 주차된 차량 안에서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관이 발견했다.

경찰은 이날 지구대와 파출소 경찰관 등 80여 명을 투입해 A씨 자택 인근을 수색하던 중이었다.
발견 당시 A씨는 자신의 SUV 차량 뒷좌석에서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 차량 내부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타살 흔적도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자신의 차량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6일 가족에 의해 경찰에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실종 신고 접수 이틀 전에는 A씨가 SUV 차량을 몰고 나가는 장면이 아파트 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한국GM에서 30년 가량 근무한 A씨는 사측이 올해 2월 군산·창원·보령·인천 부평 등 4개 공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자 모집 때 신청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도 전북 군산시 한 아파트에서 한국GM 군산공장 소속 40대 근로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GM 군산공장에서 20년 넘게 생산직으로 근무한 이 근로자는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따라 올해 희망퇴직할 예정이었다.

같은 달 7일에는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한국GM 소속 50대 근로자가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1987년부터 한국GM 부평공장에서 근무하며 30년간 근속하다가 올해 2월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소속 근로자나 해고자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회 문제로 비화한 적이 있다.
쌍용차는 2009년 대주주였던 중국 상하이차가 경영난을 이유로 돌연 경영권을 포기하고 철수했다.

이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거치는 과정에서 쌍용차 정규직 2646명을 포함해 3000여 명이 대거 구조조정되면서 사회적 논란을 불러 왔다.
2009년 이후 자살이나 질환 등으로 사망한 쌍용차 노동자는 20여 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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