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가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보고 누군지 모른다고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
2013년 4월 SBS뉴스가 보도한 한 설문조사에서 청소년의 69%가 6.25 전쟁을 북침전쟁이라고 응답했다는 결과를 보고 우리 역사교육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상당수 응답자가 ‘북침’이라는 용어를 ‘북한의 침공’으로 이해했었다는 것이다.
역사의식이란 역사적 사실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진실 그대로를 기억하는 것이다.
역사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역사적 진실을 전혀 알지 못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고교 교육을 선택 중심으로 바꾼 ‘7차 교육과정’은 결국 고교수업이 다음 해 수능출제 방향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입시학원 형태로 전락시킨 결과가 되어버렸다.
위 연예인의 해프닝은 10여 년간 역사교육이 방치됨으로서 나타난 결과로 본다. 늦게나마 문제점들을 인지하고 4년 전 다시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여 교과이수 102시간으로 확대 이전의 정상수준으로 돌아 간 것은 천만 다행이라 하겠다.
그런데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는 의식도 중요하지만 청소년들이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 즉 사관(史觀)의 정립을 도울 교육도 중요시 되는 시점이라고 본다.
역사적 진실을 삐뚤어진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자세는 더 위험한 사태를 유발할 수도 있다. 올바른 사관은 올바른 미래를 창조하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역사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그 당시의 상황과 가치관을 잣대로 바라보라고 권한다. 그런 다음 현대적 시각으로 비교해 본다면 보다 발전된 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2006년 KBS TV에 ‘역사 스페셜’이라는 기획 프로가 있었다. 조선 말 흥선 대원군에 대해 새로운 각도로 재조명해 보는 내용이었다. 그는 쇄국주의자 고지식한 폭군으로 나라발전을 지연시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 시대적 상황과 가치관으로 다시 보면 그는 정반대의 인물이라고 했다.
60여 년 안동김씨 세도를 몰아내고 실추된 왕권을 회복했다. 집권층의 부패척결과 피폐해진 농민들의 빈번한 봉기를 잠재우고 기존정치의 틀을 뜯어 고친 강력한 정치개혁 가로 다시 봤다.
개화파 김옥균도 그를 개혁가로 모셨다는 기록도 있었다.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등 밀려오는 외세와 맞서 싸운 자주국방 정책가요 자주독립 운동가였었다. 내우외환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가 취한 호국위민(護國爲民)의 의지와 정책은 당시로선 최선으로 평가받았고 또 그 만한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당시에는 없었다.
근대사의 큰 획인 이승만?박정희에 대한 역사적 인식과 평가도 그 시대의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당시의 국가정책의 제일 목표와 시대적 가치관은 식민지에서 국가의 설립과, 국민들이 굶지 않고 보릿고개를 넘는 것과 북괴 위협으로부터 자주안보 국방력을 키우는 것이었다.
그 어떤 정치형태나 이데올로기의 문제도 나라의 존립과 배고픔보다 우선시 될 수는 없다. 그는 강력한 리더십과 최선의 정책으로 이 문제들을 다 해결해 냈다.
더 나아가 오늘의 경제발전의 기틀을 마련해 준 위대한 지도자임은 틀림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편협한 현대적 시각으로 그를 정치적 독재자로만 보려 한다면 역사평가의 큰 오류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여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추고 역사를 이끄는 능력 있는 지도자들이 많이 배출되어야겠다.
역사적 진실을 의도적으로 기울어진 시각으로만 본다면 미래는 방향을 잃고 표류할 수밖에 없다.
역사는 도도히 흐르는 물과 같다. 막을 수도 거스를 수도 없지만 밀려오는 물줄기를 의식한다면 방향을 바꿔서 기름진 옥토를 만들 수도 있고 옥답을 황폐화 시킬 수도 있는 것이 역사의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