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질문한다. 왜 춤을 추느냐고, 누구는 춤이 좋아서, 누구는 건강을 위해, 누구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춤을 춘다고들 하지만, 아무리 이론적으로 멋지게 설명을 하더라도 춤을 직접 춰보지 않고서는 이 부분을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모든 것의 시작은 마음이다. 매사에 일들이 그러하듯, 마음이 동해야 기꺼이 몸을 움직이듯 춤도 마음이 움직여야 추는 것이다. 내 안에 있는 뜨거운 태양을 꺼내고, 내 안에 있는 고요한 달을 꺼내어 흔들어 깨우는 작업이 춤이다. 보석은 빛을 만나야 반짝이고, 춤은 파트너를 만나야 반짝인다.
너와 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의 오감은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너라는 존재의 인식에도 오감은 중요하게 작용한다.
나 자신을 알고 너를 알아가는 과정에 춤이란 그저 동작을 맞추는 것 이상의 교감이다. 춤과 함께하는 음악. 음악은 볼 수 없지만 춤으로 표현되고 춤은 음악으로 인해 비로소 모습을 갖는다.
오래전 드라마 ‘황진이’에서 일평생 춤을 위해 살았던 황진이의 스승인 백무라 기생이 나온 적이 있다. 그 백무와 벽계수와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하루는 벽계수가 백무에게 ‘춤도 악도 결국 사내 마음을 잡기위한 수단 이지 않느냐? 비루한 춤은 필요 없다’라고 하자, 백무의 말이 걸작이었다. 춤꾼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시작한 춤은 끝을 맺어야 한다.
신분이 천하다 하여, 그 가진 재주도 천하다 보는가? 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라며 맞받아 친 대목이 나온다. 춤은 음악에 맞추어 추는 것이지만 춤을 추면서 음악을 나누기도 하고, 음악을 늘리기도 하면서, 춤 속에 변화를 주어야 자기만의 춤이 생겨날 수 있다. 음악을 가지고 놀 수 있어야 한다.
파트너는 서로의 거울이다
춤을 추다 보면 춤추는 파트너의 얼굴이 웃을 때도 있고, 표정이 없을 때도 있고, 짜증을 낼 때도 있는데 그것은 모두 남자의 잘못이다. 파트너의 얼굴이 곧 자기의 얼굴이기 때문에 그것은 자기가 웃기도 하고, 무표정이기도 하고, 짜증을 내면서 춤을 추고 있다는 뜻이다.
춤에 있어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파트너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 움직일 때 춤은 시작된다. 들여다보면 보이지만, 아니면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없기에 파트너는 춤을 출 수 없고, 부부는 사랑할 수 없다.
바라보면 서로는 둘이 아니라 처음부터 하나였던, 자신들의 모습을 찾아내고 감사하며 호흡을 맞추어 가겠지만 시선을 돌리면 거울은 의미가 없어진다.
파트너와 부부는 모두 서로에게 거울이다. 내가 아프면 당신도 아프고, 당신이 아프면 나도 아파. 당신은 나의 거울, 이라는 말은 그만큼 서로를 잘 안다는 뜻일 것이다. 사랑과 애증이 섞여 있는 이 말속에서 거울이라는 단어가 자꾸만 리마인드 된다.
거울, 거울도 거울 나름이지 않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또렷했던 거울이 뿌옇게 돼 내가 웃고 있는지, 내가 울고 있는지, 쳐다보아도 보이지 않는 거울도 있을 것이다. 관리를 잘 못 해서 깨어진 거울도 있을 수 있을 것이고, 얼룩이져 물체가 흐리거나 비틀어져 보이는 거울들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거울은 거울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
파트너도 부부도 마찬가지. 서로를 흐리게 비추거나, 깨지거나 얼룩이져 비쳐주지 못 하는, 보아도 보이지 않는, 함께 울고 함께 웃지 못하는, 슬픈 사이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거울이라고 해서 다 거울이 아니고, 파트너라 해서 다 파트너가 아니고, 부부라 해서 다 부부가 아닐 것이다. 당신은 나의 거울이고, 나는 당신의 거울이야, 내가 아프면 당신도 아프고, 당신이 아프면 나도 아파, 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면. 이것은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요, 서로에게 예쁜 거울이 되어주는 것이리라.
하나가 되는 연습은 서로 마주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춤추는 사람은 손동작은 물론 웃는 모습이나 정지된 표정까지도 함께 맞추어 가면서 하나가 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부부나 춤추는 파트너 사이는 서로가 거울인데 거울이 거울 역할을 제대로 하기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먼저 서로를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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