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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본색(本色)은?

유화웅 칼럼
‘본색(本色)’의 뜻은 본디의 빛깔 또는 본디의 성질(性質)을 말한다.
사람의 ‘본색’은 무엇일까.

선(善)일까 악(惡)일까 이 답은 그리 만만치가 않다. 성선설(性善說), 성악설(性惡說)의 문제는 철학에서 영원한 평행선이고 또 종교적 영역이기 때문이다.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의 주인공‘멜 깁슨’(Mel Gibson. 1956~)은 많은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세기의 스타이다.

그는 영화 속의 주인공 역할과는 달리 구설수에 많이 오르내리는 스타중의 한 사람이기도 하다.
2006년 7월 28일 ‘멜 깁슨’은 만취상태에서 캘리포니아 해안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경찰에 적발되었다. 혈중 알코올 농도 0.12%였다고 한다.

경찰차에 탑승하기를 거부하며 격양된 상태에서 적절하지 못한 말을 한 것이 화의 근원이 되었다.
“망할놈의 유대인들. 유대인들이 세상의 모든 전쟁을 일으켰어!” 그러고는 경찰관을 향해 “너도 유대인이지?”라고 소리를 질러댔다고 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경찰관은 유대인이었고 멜 깁슨의 이와 같은 말은 하루가 지나지 않아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그러자 다음날 멜 깁슨은 다음과 같은 사과문을 발표했다고 한다.

‘목요일 밤, 저는 술에 취해 잘못된 행동을 저질렀습니다. 체포될 당시 저는 미친 사람처럼 행동했으며,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비열한 말을 내 뱉었습니다. 제가 한 행동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저로 인해 상처 받은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제 행동은 저와 제 가족의 명예를 실추시켰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성인이 된 후로 알코올 중독과 내낸 싸워 왔습니다. 이 끔찍한 고질병으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 것을 정말 후회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취한 상태에서 저지른 저의 온당치 못한 행동에 사과드립니다. 이제부터 저는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를 밟을 것입니다.’
이렇게 사과문을 발표하자 유대인 권익단체(Anti-Defamation league)의 대표가 사과문에 유대인을 경멸한 데 대한 언급이 없다고 하자 또 사과문을 발표했다.

‘유대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사람에게는 어떠한 변명도, 관용도 허락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날 밤 제가 잔인하고 저급한 말을 내 뱉은 데 대해, 유대인 지역사회의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저는 매일같이 자선과 관용을 실천하며 살아가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인간은 신의 자녀이며 신을 섬기고 있다면 그의 자녀들도 섬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맹세컨대 저는 유대인을 혐오하지 않습니다. 저는 편협한 사람이 아닙니다. 어떤 종류의 증오도 저의 가치관에 위배되는 것입니다.’라고 멜 깁슨의 참회 글을 세상에 내놓았다.

어느 것이 진심일까.  이것은 다만 멜 깁슨의 예로 된 것이다마는 사람의 본색이 어느 것일까 하며 의문을 가져 볼 때가 많다. 참과 거짓은 분명히 있는데 그 참과 거짓을 밝히는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진실 속에 살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진실도 때로는 거짓으로 호도되어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같은 사실을 놓고도 한 순간에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처럼 포장되기도 한다.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였했던 ‘터미네이터 2’의 T-1000라는 터미네이터나 트랜스포머 같이 순간순간 변신 변모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이들도 멜 깁슨의 모습으로 처신 할 때가 있다.
어느 것이 ‘나’일까라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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