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리아에서 정부군 소행으로 의심되는 화학무기 공격 이후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이 군사옵션 초읽기에 들어갔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진상조사를 위해 각각 자국의 입장을 담아 제출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10일(현지시간) 부결되면서 시리아의 전운은 더 짙어졌다.
미국은 이미 실질적인 군사공격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최소 1대가 시리아 해안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 구축함 도널드 쿡도 이미 동부 해상에 배치돼 시리아에서 군사 작전이 일어나면 참여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군지휘관회의 뒤 “우리에게는 군사적으로 많은 옵션이 있고 곧 여러분에게 알려주겠다”며 “오늘 밤 또는 바로 그 직후에 우리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이번 주로 예정된 취임 뒤 첫 남미 순방도 취소한 채 시리아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미국이 군사응징을 시작하면 영국과 프랑스 등 동맹국이 적극 동참할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개국 정상이 각각 전화통화에서 시리아 정부와 그 후원자들이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국제사회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는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또한 영국 보수 일간 더타임스는 영국 정부가 미국 주도 군사공격이 시작될 경우 토마호크 미사일 사용 등을 통해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해 “동맹인 미국·영국과 함께 전략적·기술적 정보를 논의할 것”이라며 “며칠 내 결정사항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서방 국가들이 “강력한 공동의 조처”를 취하길 원한다고 강조해 공동 군사옵션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도 독자 군사옵션보다는 다국적 군사 대응 방안에 무게를 두고 검토 중이다.
시리아도 서방의 공습에 대비해 경계 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델 라흐만 대표는 동부 데이르에조르 주(州) 등에서 시리아군과 동맹세력이 서방 공습을 우려해 주요 검문소에서 철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조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