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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진탕, 파킨슨병 위험↑”

미국 연구팀, 32만 여 명 12년 동안 추적 조사
뇌진탕으로 불리는 외상성 뇌 손상(TBI: traumatic brain injury)이 중추신경계 질환인 파킨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레이켈 가드너 박사 연구팀이 재향군인 32만5870명(31~65세)을 12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CNN 방송 인터넷판과 메이컬 익스프레스가 19일 보도했다.
이들 중 절반은 과거에 TBI를 겪은 일이 있었고 나머지는 없었다.
전체적으로 TBI 그룹은 TBI를 겪은 일이 없는 대조군에 비해 파킨슨병 발병률이 7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BI 증상이 가벼웠던(mild) 사람은 대조군 대비 파킨슨병 발병률이 56%, 증상이 보통 정도(moderate)이거나 심했던(severe) 사람은 83% 높았다.
뇌진탕 후 의식을 잃은 시간이 0~30분, 의식 수준이 평소와 크게 달라진 의식변화(altered consciousness)가 나타난 시간이 0~24시간, 기억을 잃은 시간이 0~24시간인 경우는 경증, 이 이상이면 중등도(보통) 내지 중증으로 구분했다.
조사 기간에 파킨슨병이 발병한 사람은 1462명으로 이 중 TBI 그룹이 949명, 대조군이 513명이었다.
전체 조사대상자 대비 발병률은 TBI 그룹이 0.58%, 대조군이 0.31%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비록 TBI 그룹이 대조군보다 발병률이 높다 하더라도 절대적인 위험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가드너 박사는 설명했다.
이 밖에 파킨슨병 진단 시기는 TBI 그룹이 대조군에 비해 평균 2년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TBI의 원인은 낙상, 교통사고, 전투 등이었다.
TBI가 파킨슨병 위험 상승과 연관이 있는 이유 중 하나는 TBI가 파킨슨병과 관계가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생산 뇌세포에 손상을 유발했기 때문일 것으로 가드너 박사는 추정했다.
파킨슨병은 운동(motor)을 조절하는 뇌 부위에서 분비되는 도파민 생산 세포가 소실돼 발생한다. 근육경직, 몸 떨림, 느린 동작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전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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