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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교생들 ‘위안부 역사’ 제대로 배운다… 학습지침서 첫 배포

샌프란시스코 현지 NGO, ‘위안부 역사와 이슈’ 18개 고교에 전달
샌프란시스코에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 사진은 제막식 장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공립학교와 예술학교 등 18개 고등학교에 교사용 학습지침서 ‘위안부 역사와 이슈’(Teachers’ Resource Guide: ‘Comfort Women’ History and Issues)가 일제히 배포됐다.

학습 활동지를 포함해 모두 115쪽으로 구성된 이 지침서는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의 결의를 지원하고자 다국적 NGO인 사회정의교육재단(ESJF·대표 손성숙)이 3월 말 펴내 지난 12일(현지시간) 학교 측에 전달했다.

미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만을 주제로 교사용 학습지침서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앞서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10학년 학생들에게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를 학습하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지난해 통과시키면서 올해 3월부터 교육하도록 했다.
지침서는 크게 3개 단락으로 구성됐다.

첫 단락은 1990년대부터 위안부 역사를 적극적으로 가르치려고 한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진행 과정, 샌프란시스코 중심에 세워진 기림비 설립 배경 등을 기술했다.
 

두 번째 단락에는 1930∼1940년대 작성된 문서 8개와 사진과 시의회를 통과한 위안부 기림비 설립 발의안, 위안부 역사를 공립학교 10학년들이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 배울 때 가르치라는 발의안이 포함돼 있다.

셋째 단락은 2명의 공립학교 교사가 만든 학습안이 들어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기본 존엄성을 다루는 학습안, 위안부 이슈와 미투(#MeToo) 운동을 비교하고 연결해 학생들의 사회 참여의식과 활동을 고무하는 학습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피해를 당한 중국인들과 목격자의 증언 등이다.

손성숙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교육제도는 교사의 자율성이 강하고 교육부의 법적 구속력이 약해 학생들이 위안부 역사를 배우게 하려면 교사들이 주체적으로 나서야 하고 또 이 주제를 가르치는 데 필요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처음 만들어진 지침서가 교사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서울 출신인 손 대표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언어학을 전공했다. 1992년 샌프란시스코 교육통합구 이중언어 지도교사가 됐고, 1994년 통합교육구가 한글 이중언어 프로그램을 처음 실시할 때 ‘한국어 이중언어 교과과정 지침서’를 썼다.         김승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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