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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여론 조작에 피멍드는 대한민국

“포털 자정능력 한계”전문가들, 드루킹 사건 계기로 “포털 사회적 책임 강화” 한목소리
더불어민주당원의 댓글 조작 사건(일명 ‘드루킹’ 사건)을 계기로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업자들의 뉴스·댓글 서비스에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유령 아이디’로 댓글을 달고 매크로(동일 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활용, 특정 댓글에 ‘공감’을 클릭하는 식으로 여론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치·언론학 교수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은 이런 댓글 조작이 민주주의 공론 질서를 파괴하는 중대 범죄라며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포털은 온라인 공간에서 여론의 장을 열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운영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론 조작에 취약한 구조를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교수는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직접 연결되는 ‘아웃링크’ 방식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포털은 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포털 역시 이번 여론 조작 사건의 책임이 무겁다”고 비판했다.

포털 뉴스서비스가 ‘여론전’의 ‘전쟁터’가 돼버린 마당에 댓글 기능을 아예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론 조작을 완벽히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나 능력이 없다면 한계를 인정하고, 포털 뉴스서비스에서 댓글난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또 설령 여론 조작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포털 뉴스서비스의 댓글 문화는 자정력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베스트 댓글’에 자기 생각을 맞춰가는 ‘동조화’ 현상, 자신의 의견이 소수라고 생각되면 아예 입을 닫아버리는 ‘침묵의 나선’ 효과 탓에 되레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포털이 뉴스 유통을 독점하는 구조가 여론 조작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뉴스 유통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특히 “네이버 방식의 뉴스 유통 방식 때문에 많은 언론이 자극적이고 양극화된 기사를 생산하고 클릭 경쟁을 조장하고 있다”며 “혼탁한 언론 생태계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는 아웃링크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거론, “댓글조작 묵인·방조에 대한 보은인사”라며 “지난 대선 댓글 여론조작과 관련해 윤 수석에 대한 수사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권력과 포털이 유착한 ‘권포유착’으로, 명백한 부당 내부거래”라며 “‘포털’이 ‘포탈’이 된 만큼 더는 거대 권력인 네이버를 방치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응징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홍준표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드루킹 특검 도입을 대선 불복으로 몰고 가는 것을 보고 어이없다는 느낌”이라며 “대선 승리만 하면 과정의 위법은 모두 덮어둬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이 지난 대선 때 승패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믿지 않는다”며 “그러나 대선에 이겼으니 아무도 시비 걸지 말라는 식의 민주당 대응은 오만하기 그지없는 국민 무시”라고 강조했다.

강현주 기자kbs9@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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