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시나 제르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사진>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을 방문해 핵실험장 폐쇄를 검증할 준비가 돼 있지만, 아직 검증 관련 요청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제르보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핵실험장 폐쇄 합의를 검증할 기술을 갖고 있지만 아직 검증과 관련해 요청이 들어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 센서, 지중 레이더 등을 핵실험장 주변에 설치하는 방법을 예로 들면서 다른 구체적인 수단들은 설명을 생략했다.
제르보 사무총장은 “언론에 주어지는 이틀의 시간은 검증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라며 보여주기식으로 연출된 행사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아직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폐쇄와 관련된 (지진파 등) 데이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달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한다고 밝히면서 남한 언론사 2곳의 기자 8명만을 초청했다.
제르보 사무총장은 북미정상회담에서 검증과 관련된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평화적인 목적의 실험까지 포함해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은 183개국이 서명하고 166개국이 비준했지만, 핵 개발 능력이 있는 44개국 중 8개국이 서명·비준하지 않아 발효되지 않고 있다. 미국, 중국, 이란, 이스라엘, 이집트 등 5개국은 아직 비준하지 않았고 북한, 인도, 파키스탄 등 3개국은 서명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