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74) 구글 부사장은 이른바 ‘가짜뉴스’와 추천 수 조작 등이 횡행하는 현실에 대해 기술적 예방에 한계가 있으며 사용자들의 비판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15일 밝혔다.
서프 부사장은 이날 강남구 대치동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가짜뉴스 대응은 어렵고 힘든 문제”라며 “알고리즘을 활용해서 어떤 뉴스가 가짜라는 것을 적발하려고 한다면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페이스북 게시물을 추천하는 ‘좋아요’ 누르기를 자동화된 프로그램으로 조작하는 행위가 성행하는 현실을 언급하면서 “소프트웨어만으로는 실제 사람이 ‘좋아요’를 누르는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프 부사장은 “가장 강력한 필터는 여러분의 머리”라며 “이 정보가 어디서 오는 것인지, 입증할만한 다른 증거는 있는지를 직접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판적 사고를 통해 사용자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프 부사장은 1970년대 당시 미국 국방성 프로젝트였던 TCP/IP 프로토콜 개발에 참여했다. 이 프로토콜은 지금까지도 인터넷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통신 규약이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초기 인터넷 설계 당시의 아쉬운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보안성 미흡과 부족한 인터넷 주소 등 2가지를 꼽았다.
서프 부사장은 지속적으로 혁신을 이뤄내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공 비결로는 생태계 조성과 실패 용인을 꼽았다.
그는 “비즈니스 모델이 잘 안 된다고 하더라고 개인의 실패가 아니다”라며 “실패가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 실리콘밸리의 중요한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창업자들을 향해선 “기술도 중요하지만, 거기에만 몰두해서는 안 된다”며 “어떻게 수익을 창출해서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프 부사장은 최근 북미회담 개최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치 상황의 급변에 대해서 “지정학적, 정치적 의미에서 한국이 굉장히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다”면서 “중국·러시아·미국·일본 등의 여러 관계변화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한국이 여러 가지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