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에 3회 이상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매일 아침을 챙겨 먹는 사람보다 더 살이 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적절한 체중 관리를 위해서라면 매일 아침 식사를 하는 게 더 낫다는 의미다.
지난달 22일 대한가정의학회지(Korean Journal of Family Practice) 최근호에 따르면 곽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박준범, 석교진, 신광현, 장세정)은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3532명(남 1524명, 여 2008명)을 대상으로 아침 결식이 체중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주당 아침 식사가 4회 이하인 940명을 아침 결식그룹으로, 5회 이상인 2천592명을 정상 대조군으로 각기 나눠 이에 따른 체중 변화를 비교했다. 이에 따른 아침 결식률은 성인 4명 중 1명꼴인 26.6%였다.
이런 아침 결식률은 나이가 젊을수록, 가구 소득과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일하는 시간이 길수록, 운동을 많이 할수록 더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지어 1년간 몸무게가 3㎏ 이상이 불어난 경우를 체중 증가로 봤다. 이 결과, 남성과 여성 모두 아침 결식그룹에서 되레 체중이 더 불어나는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남성의 경우 아침 결식그룹에서 체중이 증가한 비중이 대조군보다 1.9배 더 높았다. 여성에서도 같은 조건에서 1.4배의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아침을 거르는 사람의 체중이 증가하는 이유로 식욕과 관계된 렙틴(leptin), 그렐린(ghrelin) 등의 호르몬 작용을 꼽는다.
예컨대 식욕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의 경우 식사 1시간 후에 최저치를 보이는데, 금식이나 저단백식이를 하면 그렐린의 분비가 증가해 다음 식사 시간에 더 많은 에너지 섭취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도 아침 식사를 하는 게 오히려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지난해 미국 당뇨병학회지 ‘당뇨병 치료’(Diabetes Care)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건강한 사람 18명과 비만에 당뇨병이 있는 사람 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 아침 식사를 했을 때 생체시계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서 혈당과 비만이 잘 조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침을 거르고 점심만 했을 때는 체중 감소 관련 유전자들의 활동이 억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아침을 먹지 않을 경우 그날 과식을 하지 않아도 체중이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스페인 연구팀이 4052명의 중년 직장인들을 6년간 추적 관찰해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아침을 제대로 먹지 않는 그룹의 비만율이 높아지는 연관성이 관찰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아침을 잘 안 먹는 사람들은 너무 바쁘거나 전날 과음을 하는 등 평소 생활리듬이 규칙적이지 못한 특징이 있다”면서 “이런 습관이 장기화하면 체내 생체시계 조절 메커니즘이 망가져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아침부터 저녁까지 균형 잡힌 식생활습관을 가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이미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