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은 2003년부터 6자회담에 참여하면서 뒤로는 핵 개발을 계속해 왔다. 김대중 노무현과의 남북 정상회담도 결국 1회성 이벤트로 끝났었다.
남북경협 첫 모델 개성공단 사업은 호혜적 협력의 가능성 실험에는 성공했었으나 순수 손익은 남측이 약 2조원 이상의 총 손실을 입었고, 북 측은 인건비 중심의 수 억 달러의 순익을 챙겨 갔다.
북의 핵개발 과정을 보면, 공개적 냉각탑 폭파행사로 국제적 이목을 끌며 6자회담 틀이라는 거창한 테이블로 나왔었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시간을 벌어 그들은 결국 핵폭탄과 ICBM까지 만들어 냈다. 또 한 번 국제사회를 실망 시키고 우리의 기대를 저버렸다.
이제 또 남북 정상회담이 실현되어 집권여당 그룹과 많은 젊은 세대들이 들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누가 총부리를 북으로 겨누며 휴전선을 지키려 할 것인지 걱정도 된다.
5월 24일에는 또 핵실험 시설을 스스로 폭파하며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국제사회에 공개했다.
진정성 있는 행사라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는 한반도 평화정착의 효시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러나 또 한 편으로는 핵폭탄과 ICBM까지 완성했다고 공언하는 그들에게 이 실험갱도들은 이미 용도 폐기된 시설일 수도 있다. 더 이상 쓸모없는 시설의 철거행사를 과대 포장하여 홍보하고 있지나 않은지 의구심도 생긴다.
핵 실험용 갱도시설을 폭파한다고 핵 완제품 원료 제조능력 개발능력 기술자까지도 다 없어지는 건 아니지 않는가!
더구나 이 행사에 국제 원자력 기구(IAEA)나 핵 전문가들은 초청 않고(관람석 부족 때문 이라고 함) 한, 미, 영, 중, 러 외신기자들만 초청했다.
국제 핵전문가들에게도 공개 하겠다던 남북 정상간 합의도 어긴 셈이다. 진정성이 있다면 이들에게도 당연하게 공개해야 할 사안이 아닌가.
땅속 깊숙히 은폐한 무기나 군사시설은 웬만해서는 탐지해 내기가 어렵다고 한다. 북한은 세계적인 갱도 굴착능력을 보유한 국가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상식적으로 이해하면 쉽다.
유일한 생존수단이자 지렛대인 핵을 버리고 테이블에 마주 않겠다는 것은 또 다른 무기나 자신 있는 플렌 B가 있을 경우에만 가능한 얘기다.
핵을 포기하라, CVID로 검증 받아라, 완제품 핵무기를 제 3지역으로 반출하라. 이런 조건에 흔쾌히 협상에 나올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올해 5월12일 서울대 내 한 연구소의 공론조사에 의하면 2030 세대의 92%도 북의 핵 폐기 실천을 믿지 않고 있다.
핵을 앞세워 세계를 상대로 체제 보장 외에 천문학적 경제 지원을 강요하며 시간을 끌어 나갈 것이 분명하다고 본다. 결코 아쉽거나 급할 것 없는 체 하며 협상에 임하는 것이 그들의 전형적 전략이다.
궁핍한 북 주민들이 참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30대 초반인 권력자의 권좌는 인민들을 자자손손 배불리 먹을 수 있게 해야만 유지되고 만수무강 할 수 있다.
이 사실은 북 지도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화려한 쇼에 박수치기에 앞서 무대 뒤에 가려진 참 모습을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미국 군부에서는 핵 전문 군부대의 북한 상주를 추진하려 하고 있다. CVID 조건의 하나다. 이 제안이 거부 된다면 그들에게는 노출하고 싶지 않은 부분, 은닉한 대량 살상 무기가 또 있기 때문이라고 보면 맞지 않을까.
이 시점에서 눈에 띄는 관점이 하나 더 있다.
남북정상회담(4.27),핵 실험시설 폭파 행사(5.24),북미정상회담(6.12 싱가폴 회담은 취소, 재추진 물밑 협상은 이어질 듯함).
이 모든 행사 시간표가 우연의 일치라기엔 너무나 이상하리 만큼 6.13 지방선거 일정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대선 총선 때마다 수차례 북풍이라는 선거공작 이슈로 시끄러웠었다.
이 모든 이벤트가 6.13 선거승리와 정권 연장을 위한 집권여당의 전략과 전혀 무관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또 다시 정치쇼로 끝난다면 무대 위 남북 두 주인공에게는 엄청난 후폭풍이 닥쳐 올 수도 있다.
이젠 더 이상 속을 우리 국민도 우방 미국도 아니기 때문이다.
집권여당은 국민이 심판하고 미국도 이제는 한 방으로 북 정권을 궤멸시킬 가능성이 크다.
벌써 비핵화 비용 이야기도 나오기 시작 했다.
미국 최장수 경제전문지 ‘포츈’은 북이 핵 포기 대가로 세계와 한국에 내미는 청구서가 앞으로 10년간 총 2조 달러(약 2100조원)로 추산했다.
이 경우 한국 부담은 GDP의 무려 18.3%나 되며 우리 경제에는 치명적인 규모라니 충격적이다.
북한은 배불리 먹으며 지내고 우리는 배 곯으며 지내란 말인가?
남북 두 지도자는 이제 신뢰의 벼랑 끝에 서서 도박 중이다.
공생이냐 공멸이냐를 베팅 중이다.
우리는 더 이상 쇼를 원하지 않는다.
진정성 있고 실제적인 상황, 진실을 보고 싶을 뿐이다. 김정은 위원장도 인민을 위하여 줄을 잘 서기를 바란다.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오겠는가.
대한민국이 오늘 여기까지 온 것도 어쩌면 줄을 잘 선 덕분이 아닐까?
솔직히 한반도 역사상 중국이 우리 민족에게 진정으로 도와 준 일이 뭐가 있었는가?
미국에서 대통령이 취임할 때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깊히 숙고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