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20만명대 초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고용이 위축된 상황에서 인구증가 폭 둔화, 산업 구조조정 등의 요인까지 겹쳐 고용 개선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KDI는 31일 발표한 ‘2018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2018년과 2019년의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31만6천명보다 작은 20만명대 중반과 초반을 각각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실업률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3.7%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을 낮춰잡은 이유로 15세 이상 인구 증가 폭의 빠른 둔화,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 등을 꼽았다.
KDI는 지난해 상반기 경제전망 때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을 전년(30만명 내외)보다 낮춰잡은 바 있다.
당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제조업 부진 등이 계속되고 있다며 2017년과 2018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각각 20만명대 후반과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가 고용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하지 못한 것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최근 고용 상황과 관련이 있다.
기저 효과와 자동차·조선업의 구조조정 영향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3개월째 10만명대 그칠 정도로 고용 상황이 저조하다.
올해 1분기 제조업 취업자 증가 폭은 전 분기(4만1000명)보다 확대된 4만5000명을 기록했지만 4월에는 자동차·반도체 분야 고용이 위축되면서 다시 감소로 전환했다.
해외소비 증가, 외국인 관광객 축소 등으로 취업유발 효과가 큰 소비 관련 서비스업 경기도 회복세가 약해 고용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최저 임금이 큰 폭으로 오른 영향으로 임금 상승률이 확대되는 모습도 어려운 고용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KDI는 분석했다.
올 1∼2월 상용근로자 정액 급여의 상승률은 각각 4.9%, 5.1%를 기록, 3%대에 머물렀던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확대됐다.
KDI는 상용직의 정액 급여 상승 흐름에 대해 “올해 최저임금이 비교적 큰 폭으로 인상된 데 따른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1분기 임시·일용직과 자영업자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취업자 구성이 상용직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지만 이는 주로 건설경기 하락, 구조조정 등 영향이라고 KDI는 풀이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작년보다 5만명 정도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 비율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실업자가 늘어도 실업률은 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계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