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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두경부·췌장암, 흡연 연관성 ‘73.2%’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조사… 금연하고 간접흡연 막아야
세계금연의 날인 5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기념식을 마친 한국금연운동협의회 관계자 등이 거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이었다.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아는 상식이 됐다.

암 환자의 상당수도 직접 또는 간접흡연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PET-CT를 촬영한 식도암, 두경부암, 췌장암 환자 804명을 대상으로 흡연과 암과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 73.2%인 567명이 직·간접 흡연자로 나타났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양승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은 “암 환자 8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8.2%인 525명(남자 506명, 여자 19명)이 직접 흡연자였고 5%에 해당하는 42명(남자 1명, 여자 41명)이 간접 흡연자였다”고 말했다.

직접 흡연자의 경우 암 진단 당시 평균 나이는 64.5세며 평균 흡연 경력은 32.2갑년(Pack-year-smoking·1년 동안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웠을 때 기준으로 하는 담배 소비량)으로 나타났다.

직·간접 흡연 경험이 없는 환자는 26.9%인 237명(남자 87명, 여자 150명)에 그쳤다.

암 종별로는 식도암의 경우 직접 흡연자가 84%로 가장 많았고 두경부암은 68%, 췌장암은 52%로 나타났다.

췌장암은 비흡연자 비율이 41.4%로 흡연과의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지만 통계적으로는 흡연과 췌장암의 연관성도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 종류의 암 모두에서 흡연력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소폭 증가했다.   

양승오 핵의학과 주임과장은 “2014년에 PET-CT를 촬영한 폐암 환자 696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85%의 폐암 환자가 직·간접 흡연자(74.4% 직접 흡연자, 10.8% 간접 흡연자)로 밝혀졌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식도암과 두경부암, 췌장암의 발생도 흡연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흡연이 폐암을 비롯한 각종 암의 원인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과장은 “흡연이 회피(예방) 가능한 암의 대표적인 원인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금연의 중요성과 직·간접 흡연의 위험성을 널리 알려 암 발생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폐암, 식도암, 췌장암, 후두암, 위암, 대장암, 간암, 신장암, 자궁경부암 등 최소 19종류의 암 발생이 흡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흡연과 관련된 암은 전체 암의 30% 정도이며 한해 500만 명이 흡연으로 사망한다는 통계도 있다.

성수목 기자kbs9@ 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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