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의 위성전문 자회사 KT SAT(샛)이 그동안 통신 네트워크가 닿지 않았던 해상·항공·산간 오지 등에 위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T SAT은 7일 위성을 통해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초연결 모빌리티(hyper-Connected Mobility)’를 구현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KT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이동통신 5G와 위성 간 기술 표준화를 추진해 5G 서비스를 해양, 산간, 사막까지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초연결 모빌리티의 두 가지 축은 초고속 무제한 해양 위성통신(MVSAT, Maritime Very Small Aperture Terminal)과 항공기 와이파이(IFC, In-Flight Connectivity) 서비스다.
KT SAT은 2016년부터 MVSAT 사업에 집중해 이달 초 수주 선박 500척을 달성했다. KT SAT은 500t급 이상 선박이 2000척 규모인 국내 MVSAT 시장에서 고객사를 1000척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올해 하반기에는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유럽 등지로 영업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항공기 와이파이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동해와 아라비해까지 커버할 수 있는 무궁화 5A호를 상용망과 연계하는 서비스를 글로벌 사업자와 논의 중이다.
KT SAT은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보안성이 뛰어난 블록체인 기술을 위성 전용망과 해상 통신망에 적용할 계획이다. 차세대 보안기술로 주목받는 위성 양자암호통신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2012년 KT 위성사업단이 분사하며 설립된 KT SAT은 무궁화위성 5·6호, 콘도샛(복수소유 위성)인 KOREASAT(코리아샛) 8호 등 총 5기의 자체 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5월과 10월에 각각 통신방송위성인 무궁화위성 7호와 5A호를 발사해 운영 중이다.
KT SAT은 신규 위성 효과에 힘입어 2015년 3개국 13개 고객사를 작년 7개국 22개사로 늘렸다. 올해 들어서는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미얀마,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체 매출(작년 기준 1401억원) 중 글로벌 비중을 현재 12%에서 2025년 46%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 25명으로 구성된 미래성장전략 TF(태스크포스)인 ‘스페이스 오디세이 25’를 구성했다. 올해 해외 매출 목표액은 200억원으로 잡았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이용해 선박을 원격 제어하는 커넥티드 십의 경우 국내 대학과 시범 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단계까지 진행한 상태다.
한 대표는 5G와 관련해서는 "위성이 5G의 연결성을 보완하며 백본(backbone)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KT SAT은 해상 안전을 위한 정부의 위성시스템 구축에도 참여할 방침이다. 아울러 남북 화해 무드에 맞춰 북한 지역에서 추진할 수 있는 위성 통신·방송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 지역에 위성 안테나를 구축하면 남과 북을 연결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는 게 KT SAT의 예상이다.
이처럼 해외 진출을 통해 한국 위성산업의 위상을 높인다는 목표지만 KT SAT은 정작 국내에서는 위성 ‘헐값매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11년 KT 위성사업단 당시 홍콩 ABS사에 무궁화위성 3호를 미화 2085만달러(당시 환율로 약 205억원)에 매각했는데 이 중 위성 자체 가격은 5억원에 불과하고, 정부의 허가를 거치지 않아 비난이 잇따랐다.
KT SAT은 이후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법원에 제기한 소유권 소송과 손해배상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패소 뒤 미국 뉴욕연방법원에 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올해 4월 기각됐다.
KT SAT은 이르면 7월 미국연방항소법원에 항소할 예정이다. 결과는 내년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