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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단상

시(詩)로 읽는 세상 한정수 - (사)한국액티브시어협회이사, 시니어파트너즈강사
오늘도 날이 좋다

 

뜬금없이 세상을 살면서 기쁨을 주는 건 얼마나 될까? 

망설임 없이 첫 번째가 음식이었다.

세상이 아무리 잘 나간다 해도 음식 대신은 못 하지 않는가. 

 

예기(禮記)>에 천자(天子)는 한 그릇 밥에 배부르다하고 

제후(諸候)는 밥 두 그릇에  배부르다하며 일반 백성은 

수없이 먹는다며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을 천하다 했다.

 

 그래도 부동의 1위가 음식인 걸 보니 나는 천한 놈 맞다. 

 

어떤 음식이던 그 사람 입에 맞는 것과 아닌 것이 있다.

다수의 입맛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능력은 

그 사람만의 의미 있는 삶일 것이고 

이 세상에 탄생한 소명을 찾은 인생의 성공자일 것이다.

 

 기계로 뚝딱 제조하는 게 아닌 죽세품처럼 지성이 깃든 수제의 맛이 

배를 채우기보다 입맛을 만족시키는 큰일을 하기 때문이다.

 

무슨 쾌락이라 음식 맛에 비하리까. 

 

식도락 하면 선대부터 내려오는 자연식이 기본이란 생각이다  

 

삶의 맛은 가족이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이 기본이고 

그것은 맛있는 음식부터 시작될 것이다.

 

보리밥이었으면 더 어울렸겠지만 무생채에 양 맞춰 

고추장 넣고 썩썩 비벼 크게 한 입 넣으니 세상이 들어왔다.

그 맛있는 큰일을 작은 숫갈로 더 작게 담아 넣은 

 

고추장이 좌우하다니 

육식에서 느낄 수 없는 채식의 맛이요 

으뜸이 고추장이었다. 

 

아마도 신선들의 목구멍 때도 이렇게 벗기지 않았을까 

내 배를 맛으로 가득 채워지도록 만들어 준 고추장아 

너는 진정 나를 사랑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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