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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반도체를 사수하자

반도체, 수출 주력업종·제조업 경기 이끌어, 사실상 한국 경제 중심축 中 국영 기업 올해 말 반도체 생산 전망, 정부 국가 연구개발 사업 추진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산업 발전 대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이날 토론회에서 반도체산업 관련 산학연 관계자 200여명이 국내 반도체산업 진단과 소재ㆍ부품ㆍ장비 산업 육성방안 등을 논의했다.
중국의 국영 반도체 제조업체 칭화유니(淸華紫光)그룹이 프랑스 스마트칩 부품 메이커 랑셍을 22억 유로(약 2조9000억원)에 사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은 이처럼 국가가 주도해 반도체 산업에 200조원을 투자해 생산을 독려하고 있고 올해 안에 대량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가 우리나라 수출 주력업종1위이면서 제조업 경기도 이끌고 있어 사실상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버팀목이라는 점이다.

7월 20일까지 수출이 호조세로 증가한 것도 바로 반도체·석유제품 때문이었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328억 달러로 1년 전보다 9.3% 증가했다.

1∼20일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42.2%), 석유제품(63.0%), 자동차부품(11.3%) 등은 증가했지만 승용차(-1.7%), 선박(-75.8%) 등은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대중 수출 비중은 24.8%였는데 반년 새 더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대중 수출이 1년 전보다 21.1% 증가했으나 전체 수출 증가율은 6.5%에 그치면서 대중 수출 비중이 커진 것이다.

중국으로 수출 증가는 반도체, 석유화학 수출이 활발해진 영향이다.

상반기 반도체 중국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57.7% 급증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차세대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한국산 D램 수요가 늘었다. 한국 반도체 수출 중 중국으로 향한 비율이 41.7%나 됐다. 중국 수출에서 반도체, 석유화학제품 등 두 품목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47.3%에 달한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중국이 반도체를 대량생산하게 되면 어떤 타격이 올 것인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또한 올해 2분기에 제조업 경기가 반짝 살아난 것도  반도체와 석유화학 업종 덕분이었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59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올 3분기 시황 전망이 96, 매출 전망은 99로 각각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업종별로는 반도체(105), 화학(102), 정밀기기(105), 전기기계(100)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100을 밑돌았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전 분기보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하다는 것을 뜻하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다만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조단위의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최근 밝히면서 벼랑끝에 몰린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8일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최한 ‘반도체산업발전 대토론회’ 축사에서 “정부는 반도체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각적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차세대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기술 확보와 우수 인력양성을 위한 대형 국책사업을 범정부 차원에서 기획 중이며 올해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2월 8일 발표한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에서 기존 반도체의 1천분의 1에 불과한 전력으로 1천배의 성능을 내는 반도체를 개발하는 ‘2K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범부처 차원에서 추진하는 2K 프로젝트는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 상태다.

사업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7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백 장관은 반도체 산업 현황에 대해 “‘반도체 굴기’로 대변되는 중국의 추격으로 우리나라와의 기술 격차가 급속히 축소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공급과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반도체 가격 상승 추이가 최근 조정상태를 보여 슈퍼 사이클이 머지않아 위축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산업부 소관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R&D) 사업 지원 예산이 2009년 1003억원에서 2017년 314억원으로 감소세라고 지적하면서 산업부의 의지 부족, R&D 지원이 대기업에 혜택을 주는 것이라는 정부와 국회의 인식, 반도체 대기업의 국가 R&D 매칭 참여 기피 등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강현주 기자olda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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