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닭고기 성수기가 다가왔지만 육계농가와 소비자 모두 ‘울상’인 형편이다.
산지 닭값이 폭락했음에도 실제 소비자가격은 소폭 인하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 과잉과 유통비용 상승 등이 배경으로 분석되지만 당장 뾰족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22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육계 1㎏당 산지가격은 1137원으로, 1년 전 1539원에 비해 26% 낮아졌다.
한달 전 1431원과 비교해도 21% 하락했다. 육계농가에서는 “근래 20년 내 가격 상황이 최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으며, 성수기인 7, 8월에도 비슷한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7월 육계 산지가격을 1200원 이하로, 8월에도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최근 10년 내 7, 8월 육계 산지가격이 가장 낮았던 2015년 7월 1400원대, 8월 1200원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반면 육계 1㎏당 소비자가격은 지난 15일 기준 4695원으로, 1년 전 5699원에 비해 17% 낮아지는 데 그쳤다.
한달 전 4918원과 비교하면 불과 4% 내리는 등 산지가격에 비해 소비자가격의 하락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가 마무리된 후 닭고기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한 반면 유통단계에서는 가격 변동의 ‘하방경직성’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육계농가들은 AI 발생 이후 오랜 기간 닭을 사육하지 못한 것을 만회하고자 지난해부터 생산량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월드컵 및 아시안게임 특수를 기대한 생산량 증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통단계에서는 인건비와 운송비, 임대료 등 고정비용이 꾸준히 증가한 탓에 가격 인하폭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급 과잉과 유통비용 상승 등 변수가 당장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지금과 같은 양상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업관측본부 이형우 박사는 “현재 닭값은 산지가격 기준으로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체감하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정부 차원의 수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공정거래 이슈가 있어 그마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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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8-06-25 13:47: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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