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인간에게는 다른 동물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이성(理性 reason)이다. 사물을 올바르게 판단하는 힘, 선과 악을 구별하는 능력이 인간에게는 있다.
동물들과는 달리 본능 충동 감성적 욕구 등에 이끌리지 않고 사려깊게 행동 할 수 있는 것도 이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하여 스스로 규범을 만들어 사회라는 공동체를 이루며 힘을 키웠다. 그 결과 모든 동물들을 지배할 수 있었다.
오늘날 인류사회 인류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가장 핵심적인 원동력은 바로 인간만이 갖고 있는 이성과 사회성을 들 수 있다.
흔히 현대를 물질이 넘치는 사회, 물질만능주의 시대 라고도 한다. 물질에 편향된 사회에서는 정신적 가치관이 상대적으로 낮아 질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사회적 규범 중의 하나인 성 윤리 의식마저 약화된다면 공동체의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여성가족부의 '2016년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를 보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여성 5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성폭력을 겪으며, 절반 이상이 성희롱의 경험이 있고, 가해자는 77.7%가 '아는 사람'이라는 통계다. 더우기 이런 피해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을 못 한 여성이 51.9%나 된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이 본능으로만 살아가는 야생동물들의 왕국이란 말인가.
이런 사태의 원인과 배경을 간추려 보면, 급격한 산업화와 넘쳐나는 소득은 자연스레 즐길거리의 수요를 급증시켜 향락산업의 팽창을 가져왔다.
산업화 과정에서의 기업의 접대 문화는기존의 사회적 윤리의식의 변화를 초래했고, 봉건적 가족제도는 근대적 가족사회 개념으로 갑자기 바뀌어 버렸다. 윤리의식의 추락은 급격하게 변화되는 과정에 나타난 필연적 부작용이나 후유증이라고도 하겠다.
또한 산업 현대화의 주축인 정보통신 산업의 발달은 인터넷의 생활화와 매체의 다양화가 이루어졌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정보유통이 신속 용이해졌고 누구에게나 시공의 제한을 받지 않고 유흥 향락문화가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아직 분별력 가치판단 능력이 서 있지 않은 청소년들에게까지도 이런 위험한 쾌락의 쓰나미가 몰려 오고 있다는 점은 더 심각한 문제다.
성 윤리 타락으로 피해를 입고도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속으로 삼키고만 있던 여성들의 반발과 분노는 ‘미투(me too)’라는 새로운 사회운동으로 번지게 되었다.
성 윤리를 도덕적 성, 즉 결혼을 전제로 하고 혼외의 성을 부도덕한 것으로 보는 전통 보수적 성 윤리관과, 이에 반해 '사랑'만을 전제로 하자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주관적 가치판단은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고 '내로남불', 범죄자들이나 불륜 관계자들에게는 '사랑했기 때문'이라는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
또 하늘이 준 쾌락은 누구나 아무하고나 누릴 자유가 있다는 성적 자유주의자들의 주장도 있으나 이는 야생 동물적 생각에 불과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 시대의 성 윤리 변화 추세는 점점 성적 자유주의 쪽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변질된 가치관을 다시 되돌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그러나 타락된 성 윤리 의식 만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다시 세워 회복 시켜야만 인류사회와 인류문명의 번영을 유지할 수 있다.
우선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도 성 윤리에 대한 개개인의 인식 전환과 재정립은 반드시 필요하다.
가정의 중요성에 대한 재인식, 성 윤리에 대한 가치관의 재발견이 절실하다.
사회 경제 문화 각 분야에 만연해 있는 퇴폐 문화와 그 유통 매체를 손보고 접근성과 익명성 제한 등 재정비하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다고 본다. 관련 법규 등의 정비도 당연 뒤따라야 한다.
학교에서는 성 교육이 입시위주 교육현실에 가려져 있지나 않은지 다시 살피고 제도적 보완을 서두를 때다.
가정이 성립 되기 위해서는 사랑과 결혼 그리고 성(출산)이라는 세 가지 필수요소가 결합되어야 한다. 한 가지라도 결핍되면 가정이 될 수 없다. 가정이 모여 사회가 되고 국가가 되며 인류문명 사회로까지 확대된다.
이런 면에서 최근의 간통죄 폐지는 우리 전통 성 윤리와 가족 윤리에 대한 도전이며 인류문명 전체의 근간을 흔드는 적신호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성 윤리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는 옛 성현들의 가르침에서부터 풀어 봐야 할 것 같다.
'하늘에서 명(命)함이 성(性)이요, 그에 따르는 것이 도(道)이며, 도를 완성 하는게 교(敎)이다.
도는 잠시도 떠날 수 없나니 마음대로 떠날 수 있는 것은 이미 도가 아니다.그러므로 사람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은 데를 삼가고 두려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