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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경로당 특색사업 생색용인가

야심차게 출발한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사업 용두사미 될 우려 3개년 사업 19개 경로당으로 한시적 운영, 내년 평가후 지속 여부 결정 세대통합 등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자 ‘확대해야 한다’ 목소리 높아져
사진은 2015년 12월 3일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 으로 선정돼 ‘현촌사랑채’ 현판식을 가진 평택시 비전2동 소재 용이금호어울림1단지아파트 경로당 모습.
여가생활과 자생력을 결합한 경기도의 경로당 특화프로그램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이하 아침 경로당)사업이 생색내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침 경로당’은 경기도가 2015년 이천시 ‘예향의 한터’ 등 두 곳에서 시범사업 후 공모를 통해 지원한 19개소로 확대해 이들 경로당에 매년 3억8000만원(도비 50%, 시군비 50%)을 지원,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개년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침 경로당’의 핵심 키워드는 세대간의 소통, 지역사회에의 개방, 그리고 자생력이다.

즉 기존 타 지자체의 노인 대상 사업들이 취미나 여가 프로그램, 노인일자리사업 등 한가지 부분에 집중했다면 경기도의 특화프로그램은 지역특성을 반영한 ‘자생력’과 문화생활, 여기에 세대 통합이라는 ‘노년의 3대 과제’를 훌륭하게 묶어낸 데 있다.

OECD에서 발간한 ‘OECD 보건통계 2009’에서는 노인 자살률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을 세대 간 사회통합의 약화, 노년층에 대한 전통적 가족기반의 쇠퇴라고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이 두가지 문제가 노인을 자살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은 세대 간 사회통합의 약화, 노년층에 대한 전통적 가족기반의 쇠퇴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 등 여러가지 정책적 노력 덕분에 경기도는 2011년 인구 10만명당 90.5명이던 노인자살률은 2012년 79.6명, 2013년 72.7명, 2014년 61.3명, 2015년 64.6명, 2016년 55.5명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경로당 활성화와 노년문화의 구심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프로그램이 당초 3개년 사업으로 계획되다 보니 사업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 ‘생색내기용 반짝 행정’이 될 지도 모른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노인 인구 수는 2017년 10월 말 기준으로 145만5652명이며, 경로당 수는 9월 말 현재 9411개소에 달한다.

결국 아침 경로당 사업에 참여하는 경로당은 경기도 전체의 약 0.002% 수준에 불과하다.

경기도 아침 경로당 사업과 비교되는 것은 이시종 도지사의 대표 공약사업인 ‘9988 행복나누미 사업’이다. 2013년 시작된 이 사업은 노인 여가 증진 프로그램으로 충북의 대표 복지사업으로 자리잡았다.

2017년의 경우 51억(도비 30%, 시군비 70%)의 예산을 투입해 도내 3000 여개 농촌 경로당에 웰빙댄스, 한방치료 등 여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비교해 경기도는 여가프로그램에 자생력과 세대 통합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거쳐 사업을 구상한 것이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경로당 회원들은 물론 도의회 등에서도 성공적인 프로그램이라는 의견이지만 아직까지 2018년 이후 이 프로그램의 지속 여부를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2018년 하반기에 전문가와 함께 프로그램에 대해 평가한 후 사업 계속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문경희 위원장(더불어민주당. 남양주)은 “경기도는 공공형 일자리 사업, 노인 친화형 일자리 사업, 시장형 일자리 사업 등 노인 일자리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의 경우 평균적으로 프로그램 참여자 1인당 약 20~30만원 정도의 수입은 물론 여가문화도 훌륭하게 정착된 사례여서 사업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집행부와 논의해 아침 경로당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침 경로당 19곳 중 가장 잘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남양주 수동면 특별경로당(회장 이희원)은  하우스 버섯재배와 유휴농경작지를 활용한 농촌체험을 통해 1석 4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이희원 회장은 “경로당이 노인들만의 공간이 아닌 지역사회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서는 예산 지원이 조금 적어지더라도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 같은 프로그램이 계속 지속된다면, 경로당이 자생력 확보,  1·2·3세대 통합, 지역사회 구심점이라는 선순환 체계가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동면 아침 경로당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김 모 씨(83)는 “가족은 물론이고 지역 사회에서도 경로당이 뒷방 노인들이 시간을 때우는 장소가 아니라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면서 “예산에 한계가 있으니 전체 경로당에 시행하자고는 못하겠지만 하다못해 도 전체로 100개 경로당까지는 확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현주 기자olda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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