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에서 자주 회자 되는 농담 중에 골프와 여자의 공통점이라는 유머가 있다. 즉,
1.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
2. 될 듯 말 듯 마음대로 잘 안 된다.
3. 부드럽고 강하게 다뤄야 잘 된다.
4.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다.
5. 머리 올린 날은 평생 진한 추억으로.
6. 남의 것을 손대면 벌 받는다.
7. 남이 잘하면 겉으로는 박수, 속으로는 질투의 본능이 있다.
8. 패션에 민감하다.
9. 가깝다고 쉽고 멀다고 어려운 것도 아니다.
10. 끝나고 샤워해야 개운하다.
11. 우습게 보다간 큰 코 다친다.
12. 조강지처 조강지‘채’
등등 20여 가지가 있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 보면 대부분 골프와 남자와의 공통점도 될 수 있다고 하겠다. 결국 골프와 사람의 공통점 즉, 골프와 인생의 닮은꼴 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위에 열거한 항목 중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이 조강지처, 조강지‘채’ 라는 비유다.
젊었을 때 좁쌀죽 먹으며 함께 고생 고생 해 준 아내가 조강지처다. 고생한 만큼 정도 깊고 사랑도 깊은 고마운 동반자다.
그러다가 이제는 배부르고 등 따스하게 살만하니까 한 눈 좀 팔아 보지만 결국은 조강지처 본가 곁으로 돌아 오게 되어있다.
‘큰 댁만한 작은 댁 없다’라는 말도 있듯이 아무리 마음에 끌리는 소실도 본당 만큼은 정이 깊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조강지처는 있어도 조강지첩이라는 말은 없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골프를 취미로 살다 보면 새로운 채와 장비 홍보의 홍수 속에 살게 된다.
골프용품 중에서 소모성 용품이 아닌 골프채는 가격도 고가에다 반영구적으로 쓰는 장비이므로 자주 바꿀 이유가 별로없다.
그러나 공이 뜻대로 잘 안 맞으면 신기술 신소재 신공법으로 만들어서 성능이 향상된(더 멀리 더 똑바로)신제품이라는 홍보에는 귀가 솔깃하게 되어 있다.
거기에다 프로숍(용품점) 판매원의 유창한 세일즈 화법에 현혹 되어 시타를 한 번 해보는 순간 어쩐지 금방 잘 맞을 것 같아서 결정적으로 지갑을 열어 버리고 만다.
실제 골프채는 모양은 다 대동소이 해 보이지만 각 브랜드별 용도별 등으로 세분해서 엄격히 보면 한 가지도 동일한 특성은 없다고 본다.
따라서 아무리 비싸고 유명한 채라도 자기 몸과 자기의 스윙 스타일에 적응하기 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 된다.
최소 3~ 6개월 내지 1년까지는 계속 사용하며 채에 적응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채를 바꾸는 것은 큰 맘 먹고 특별한 계기가 아니면 교체하지 않으려는 것이 일반적 추세라 하겠다.
채를 바꿔서 필드에서 실제 사용해 보면 기대만큼 잘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채에 자기 스윙을 맞추기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보호필름을 제거하고 단 한 번만이라도 쳐 보는 순간 그 채는 중고가 되어 반품도 안되고 되팔아도 헐 값이다.
그러다가 쓰던 채를 다시 꺼내서 한 번 쳐 보면 손에도 익고 다루기도 쉽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구관이 명관이다’또는 조강지처, 조강지‘채’라고 부른다.
그야말로 서툰 목수 연장 탓 한다는 말을 생각나게 한다. 골프실력은 시간과 돈의 투자에 비례한다. 그렇다고 쉽게 되는 것도 아니다. 그만 두기도 힘들다.
30cm 퍼팅을 쉽게 보다가 큰 코 다치는 것을 PGA 게임에서도 자주 본다.먼 거리라고 안 들어간다는 보장도 없으니까 골프가 더 재미있다.
내기에서 지면 겉으로는 의젓하게 축하를 해 주지만 마음 속으론 이미 복수의 칼을 갈고 있게 된다. 골프와 여자, 골프와 남자, 골프와 인생은 정말 닮은 꼴이다.
조강지처 조강지‘채’가 인생과 골프의 가장 좋은 파트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