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할아버지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탑골공원 등이 있는 종로3가, 할머니들이 주로 찾는 지역은 경동시장 등이 있는 청량리, 제기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발급되는 무임교통카드 이용 빅데이터를 처음으로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4~10일 일주일간 서울에서 발급된 무임교통카드의 수도권 이용 데이터를 대상으로 했다.
이 기간 무임교통카드 이용 건수는 총 570만 건, 하루 평균 83만 건이었고, 이 중 80%가 유료인 시내버스보다는 무임이 적용되는 지하철에 집중됐다.
65세 이상 어르신의 도시철도 법정 무임승차는 정부 정책에 따라 올해로 34년째 시행 중이다.
지하철 이용을 성별로 보면 남성승객 최다 하차역은 ‘종로3가역’(2.5%)으로, 2위인 청량리역(1.6%)과 큰 격차를 보였다.
여성승객은 청량리(1.4%), 제기동(1.3%), 고속터미널(1.1%) 순으로 재래시장, 병원, 약국 등이 많은 곳을 비슷한 수치로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승객 최다 하차역 톱10 순위에는 ‘종로3가역’이 없어 남성과 대조를 이뤘다.
버스노선별 이용 추이를 보면 어르신 인구가 많은 은평에서 출발해 종로, 제기동, 청량리 등 어르신 단골동네를 경유하는 '720번'과 강북, 도심, 용산을 경유하는 '152번' 이용객이 가장 많았다.
720번 노선 이용현황을 상세 분석한 결과, 재래시장과 약국 인근 정류소의 경우 할머니 이용비율이 할아버지보다 30~100% 더 높게 나타났다. 반면 할아버지들의 이용비율이 더 높게 나타난 곳은 종묘, 탑골공원, 동묘 등 종로 인근 정류소이다.
마을버스의 경우 이용객이 가장 많은 노선은 '금천01번'과 '관악08번'이었다. 모두 어르신이 많이 사는 동네와 주요 지하철 역사를 이어주는 노선이다.
어르신들의 하루 평균 대중교통 이용횟수는 2.4회로 나타났다. 하루에 가장 많이 이용한 어르신은 총 31회, 총 거리 163㎞를 이동했다.
지하철 택배업무를 하느라 하루에 10번 넘게 지하철을 이용한 경우 등도 있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평균 외출시간은 4시간 45분으로, 한번 탈 때마다 평균 이동 거리는 지하철 11㎞, 버스 2.9㎞였다. 일반시민의 40%가 출퇴근시간대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반해 어르신들은 낮 시간대에 이용이 집중됐다.
성별로는 71세까지는 여성 이용객이 더 많고 72세부터는 남성 이용객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별로는 80세 미만이 약 87%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90세 이상은 약 0.6%였다.
겨울철(1~2월)과 여름철(7~8월)에는 이용객이 감소했으며, 명절이 있는 달 또한 이용객이 줄었다.
서울시는 이번 분석결과를 토대로 어르신 단골 지하철 역사에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확충하고 인기 버스노선을 중심으로 탑승이 편리한 저상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교통카드 빅데이터를 통해 하루 83만 어르신이 여가와 경제활동 등에 지하철 무임혜택을 활발히 이용하고 계신 것으로 확인했다”며 “교통복지는 물론 핵심 생산인구로 자리 잡은 고령인구 경제활동 활성화 차원에서도 어르신 무임승차에 대한 범정부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