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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 활짝 핀 ‘발레리나의 꿈’

‘꿈의 정원’ 스완스 발레단? 시즌 정기공연
Swans 발레단의 꿈의 정원.
많은 여성들이 어릴 적에 발레 ‘백조의 호수’를 보고는 발레리나를 동경하고  한 번 쯤은 그 꿈을 가져 본다.
하지만 커 가면서 학업때문에  또는 부모에 의해서, 경제적 사정이나  생업 때문에 이 가시밭길의  희망을  접어 버린다.

반면에 중년에 이르러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이런 꿈을 실현해내는 열정의 여성들이 있다.
지난 8월 4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 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는 성인 발레단 ‘스완스’(Swans)의 제2회 시즌 정기공연이 열렸다.

절정에 이른 무더위 가운데서도 700여 객석을 꽉 채운 대성황이었다.
늦깎이 맹렬 발레리나들의 꿈이 실현되는 무대였다.

스완스발레단은 2016년 전문 와이즈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공연에 참여했던 일반인 20명으로 같은 해 11월 창단했다.

그 후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추가인원 포함  총 32명의 20대부터 50대 중년 여성들로 구성된 취미 발레단이다.

예술문화 발전사업의 일환으로 마포구청이 도와주는 성인 발레단이며 약사 은행원 의사 방송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발레애호가 들이다.

2017년 7월 창단공연에 이은 이번 공연에서는 ‘꿈의 정원’이라는 타이틀 하에 발레뤼스 작품 레 실피드(Les Sylphides ‘공기의 정령’)가 가장 돋보였다.
달빛이 내리는 고즈녁한 숲에서 젊은 시인 청년과 공기의 정령들이 함께 몽환적인 춤의 향연을 펼치는 내용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모던(modern)을 추가하여 스페인의 '플라멩코'와 폴란드의 '마주르카'까지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며 흥미를 배가 시켰다.

프로들과 구분이 거의 안 될 정도의 열성과 기량, 예술성으로 찬사와 박수가 계속 이어졌다.
생업을 이어가며 퇴근 후와 주말을 이용하여 연습에 쏟아부은 그들의 열정을 짐작할 만하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일을 하면서 한 편으로는 무대를 준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바라보기만 하던 발레에서 직접 즐기고 향유하는 발레로 발전해 나가며, 한 사람의 발레인으로 크게 한 걸음 내딛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김길용 단장의 인사말이다.

“어린 시절 여동생과 함께 무용학원을 다니며 발레리나의  꿈을 키웠었지만 첫째는 공부에 집중 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따라 여동생만 무용 전공의 길을 걸어 갔고 저는 아쉽게도 토슈즈를 내려 놓아야 했었습니다. 서랍에 몰래 숨겨 뒀던 한 맺힌 토슈즈는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발레리나로 무대에 서겠다'는 버킷 리스트가 되었고, 스완스 발레단에 와서 그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최슬기(아나운서, 방송인)단원의 소감이다.

중간 휴식시간 발레단 소개 영상에서 '걸을 수만 있다면 누구나 클라스에 참여 배울 수가  있습니다'라는 자막이 눈에 크게 들어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 같다.
이번 스완스발레단의 공연성공은, 우리 예술 문화계에서 아무나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클래식 무용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선뜻 참여도 할 수 있게 만든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중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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