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절을 둘러싸고 진보와 일부 보수의 시각차가 여전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일각에서 “건국 70주년을 기념하고 이승만 대통령을 재조명하는” 행사를 잇따라 연다.
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의 재조명’ 행사를 열었다.
신철식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장의 강연을 통해 공과를 재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오후에는 심재철 의원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포럼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 세미나’도 열린다.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건국일을 둘러싼 논란이 더 악화했다”고 말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발제문에서 “우리 사회 일각에서 ‘안보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 수구꼴통이나 반통일세력으로 치부하는 냉소적 분위기가 만연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김정은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는 13일에는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자유민주진영 대 민주진영 맞짱 토론회’, 15일에는 ‘건국 70주년 기념식’이 열린다.
한국당 일각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건국 70주년을 강조하는 것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체제가 들어선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재평가하는 움직임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정희식 성장모델’을 국가주의라고 보면서 자율의 가치를 앞세우는 김병준 체제에 맞서 우파 정체성을 보다 강조하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도 있다.
건국 70주년 기념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김병준 비대위 체제’와 관련해 “보수가 아니라 노무현 이중대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지사는 “자유민주주의 위기를 가져온 우리당의 무능과 분열에 대한 맹성을 통해 자유대한민국을 굳건히 세우는 것이 비상대책이지 이승만, 박정희 다 버리고 가는 것은 비겁하고 분열적인 것”이라고도 했다.
당내에서는 지난달 김 위원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고, 당 대표실에 걸려있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사진을 내리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도 비판여론이 있었다.
아직은 당내에서 김병준 비대위가 하는 일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기류가 강하지만 “우파의 기본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거나 “기울어진 행보를 하면 가만있을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