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8월 임시국회 첫날인 16일 한반도 평화와 민생경제, 드루킹 특검 등 다양한 문제에서 대립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 평화와 민생경제를 위한 국회 차원의 뒷받침을 강조하는 동시에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구속영장 청구를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실패로 서민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며 대여공세를 강화했다.
한반도 평화와 민생경제 문제 등을 놓고 여야 대치 전선이 형성된 상황에서 선거구제 개편, 드루킹 특검 연장, 국민연금 해법 논란 등 여야 충돌 지점이 많은 점은 정국의 향배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여야 3당이 8월 국회 입법 성과를 내려고 민생경제법안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는 있으나 각종 현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점점 심해지면 민생·개혁 법안 처리 과정에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다.
특히 20대 국회 후반기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정국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여야 간 신경전이 점점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8월 정국도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제시한 남북경협 비전을 높이 평가하면서 “상반기에 청와대가 주도한 남북평화 노력을 하반기에는 국회가 이어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관철할 수도 있고, 반대로 대립과 반목의 어두운 과거로 회귀할 수 있다”며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고 민생경제를 살려야 할 골든타임을 살리는 일에 야당도 함께 해달라”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일자리 창출에 실패했다면서 저마다 민생정당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았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경제협력의 효과가 1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것을 두고 “자칫하면 많은 사람에게 심각한 수준의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며 평가절하하면서 “경제는 망가져 가고 소상공인은 광화문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을 한다고 했지만, 소득은 고사하고 변변한 일자리 하나 없는 마당에 성장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원내정책회의에서 “소득주도 경제정책으로는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를 회복시키기에 역부족”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 경제를 펼치면 경기도 나아지고 고용도 늘 거라 했지만 정작 민간 일자리는 줄었다”고 밝혔다.
허익범 특검이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놓고도 여야는 충돌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이 강력히 주장한 드루킹 특검이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정치특검의 씻을 수 없는 오명만 남겼다”며 “김 지사에 대한 영장 신청은 억지이자 쇼에 불과하다”고 규탄했다.
이에 반해 한국당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특검 정신에 대해 여야가 합의했다”며 “(김 지사 영장청구는) 특검이 필요하다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당이 강하게 주장하는 선거제도 개편 문제도 8월 국회를 달굴 재료로 꼽힌다.
여소야대(與小野大)의 국회 지형 속 민주당이 민생개혁 과제 추진을 위해선 평화당, 정의당 등을 ‘우군’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이라 선거제 개편 요구를 마냥 도외시만은 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예정된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 간 청와대 오찬에서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문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