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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대출독려’ 후폭풍 여파

은행 부실대출 석달만에 30조↑
중국 정부가 부채 축소(디레버리징)에서 경기 둔화 방지 쪽으로 경제 정책의 초점을 옮기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2분기 중국 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분기 말을 기준으로 중국 상업 은행들의 부실채권(NPL)은 총 1조9천600억위안(약 322조원)으로 1분기 말보다 1천830억위안(약 30조원) 증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분기 NPL 증가율이 1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2분기 말 기준 NPL은 전체 은행 대출의 1.86% 규모였는데 이 역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 당·정은 과도한 부채 문제가 심각한 금융 위기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지난 수년간 지방정부와 민간 기업의 부채 규모를 줄이는 디레버리징에 주력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곳곳에서 중국 경제 둔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설상가상으로 미국과의 무역전쟁까지 터지면서 중국 정부는 디레버리징 고삐를 잠시 느슨히 잡고 상대적으로 완화적인 화폐 정책으로 돌아설 조짐을 보인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기존의 ‘신중하고 온건한’ 화폐 정책을 지속하되 경기 변화에 대응하는 ‘미세 조정’을 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앞서 인민은행은 올해 1월, 4월, 7월에 지급준비율을 각각 인하하면서 자금 여력이 생긴 은행들이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에 집중적인 자금 지원을 하도록 했다. 또 최근 중국 정부가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철도, 지하철 등 대규모 인프라 건설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적극적인 대출을 주문하기도 했다.

중국 금융권에서는 최근 가시화한 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 확대가 올해 초부터 당국이 대출을 독려한 데 따른 결과물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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