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파괴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므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여기서 경영파괴는 무슨 변칙경영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전형적인 경영방식을 좇지 않고 창업효율 위주로 과감하게 간소화하는 파격적인 경영을 의미한다.
벤처를 정의할 때 그 패턴을 보통 고위험 고수익을 의미하는 HRHR(High Risk High Return)으로 표현한다. 흥망의 가능성이 대등하게 높은 모험창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런 정의는 틀렸다. 실제적인 통계에 의하면 저런 모험창업은 95%가 실패하고 5%만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해서 백만장자의 산실이라는 벤처창업의 메카 미국 실리콘밸리를 벤처창업 도전자들의 무덤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벤처창업 도전자들은 깜짝 놀랄 만큼 과감한 경영파괴를 감행한다.
그 첫 파괴는 창업요람의 선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위시하여 창업에 성공, 세계적인 벤처기업으로 우뚝 선 벤처들은 거의가 차고나 창고 같은 데를 창업요람으로 삼았다. 수입 한 푼이 없을 때 차고창업이야말로 분수에 맞는 선택이다.
시작부터 비싼 임대료 무는 사무실이나 공장을 요람으로 임대하는 것은 창업유년기의 사치다. 매사에 저런 사치를 부리면 그 창업은 십중팔구 실패한다.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정부가 벤처창업 붐을 조성했는데 그때 엉터리 벤처창업자들이 우후죽순 식으로 등장해 주목 받은 적이 있었다.
놀랍게도 비이성적 흥분에 휩싸인 젊은 창업자들은 차고 창업이라는 용어도 들어본 적이 없는 듯 간이 배 밖으로 나와 전국에서 임대료가 제일 비싼 강남 중심가 테헤란로로 우르르 몰려와 벤처깃발을 내걸었다. 그건 이상하고 어리석은 바람이었다.
창업초기자금이 취약한 창업자한테 비싼 임대료나 창업비용은 독이었다. 결국 그 어이없는 바람이 지나갔을 때 거기에는 수많은 실패자들이 망해 쓰러져 있었다.
그 둘은, 창업요원 수효가 파격적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거창한 벤처라도 핵심요원 한 둘이거나 많아야 서너 사람들이 일인다역으로 추진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초기는 창업자인 빌게이츠와 폴 앨런 2인4각으로 창업을 추진했다.
그 셋은, 창업자의 연령대가 아주 낮아진 점이다.
예컨대 이, 삼십대 창업자가 주류를 이루면서 사고의 유연성, 새로운 지식에 대한 탐욕, 변혁에 대한 도전, 정력적인 행동력 등 경쾌한 경영을 적용했다.
따라서 기업내부 분위기가 바뀌었다. 부족한 경험 때문에 시행착오는 더 많아졌으나 대신에 경영의사결정이 빨라지고 도전하는 용기가 더 강해졌다. 그리고 젊은 창업자들은 절망의 늪에 빠져도 포기하지 않고 빠져나와 재기하여 성공한다.
그 넷은, 비서도 없고 스텝도 없으며 공장이 없는 가상기업이 대규모 사업을 너끈히 해낼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조성되고 통했다.
예컨대, 제조업의 개념이 바뀌었다.
실리콘밸리에는 공장이 없다. 상품의 제조는 전적으로 외부공장에서 맡아 한다. 새로운 협업시스템과 방식이 정착돼 매우 효율적으로 운영된다.
그 다섯은, 벤처기업은 스피드경영, 저비용 저 위험 대응 등의 경영을 지향하므로 의사소통의 첨단화 같은 신속한 변신이 일어난 것이다.
사내 문서의 간소화를 목적으로 결재체계나 보고체계가 대폭 간소화 되었거나 없어졌다.
1909년도에 처음 벤처의 깃발이 나부끼기 시작한 이래로 4천여 개에 달하는 창업기업들이 부단히 기술혁신은 물론 합리적이고 가치지향적인 경영파괴를 계속해 옴으로써 오늘 날 첨단기술의 산실이요 벤처창업의 요람으로 메카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 여섯은, 벤처성공의 열매는 절대로 독식하지 않고 공로의 무게에 따라 공평하게 나눈다.
그런 풍토에서 벤처는 철두철미하게 울력을 통해 추진한다. 따라서 전통적인 조직체계나 상명하복의 지휘체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매사가 효율의 극대화와 생산성 최고 화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물론 노사의 개념이 딱히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주인의식이나 ‘나의 사업, 나의 회사, 나의 운명’이라는 관념이 유대감을 얽고 있다. 때문에 벤처가 망해 하루 아침에 식당 종업원으로 전락해도 결코 수치스럽게 생각하거나 여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