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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욕망에 귀 기울여라

영원한 청춘 액티브 시니어 칼럼 - 이형종 박사(본지 객원기자, 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시니어 연구소장)
대부분의 사람들은“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습니다”고 말한다. 다시 “언제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돈이 충분히 있다면”,“시간이 있다면”하고 단서를 붙인다. 

평생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시작할 것인지 결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녀교육이 끝나면”, “퇴직한 후에”라고 조건을 달면서 하고 싶은 일을 막연하게 꿈꾸고 있다.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져야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마음 속에 하고 싶은 것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 강하고 작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호소한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에 저항이 없어도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면 하지 않을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미루거나 모르겠다고 말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과거의 성장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고 선택한 적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시절에는 부모의 의견을 존중하고 대학과 전공을 선택했다. 직장에서는 회사나 상사의 지시에 따라 일을 했다. 

자율보다 타율적인 방식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스스로 무엇을 할지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 지배해 버린다. 그 결과 마음속에서 솟구쳐 오르는“이것을 하고 싶다”는 순수한 욕망을 억누른다. 

지나치게 남의 눈을 의식하여 순수한 나의 욕망을 감추어 버린다.“싫어한다면 어떻게 할까, 인정받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라는 타인을 의식한 불안과 공포가 마음 속 깊이 자리잡고 있다. 또 한가지 이유는 하고 싶은 것을 현실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는 경우이다. 

바꾸어 말하면 하고 싶은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유이다. 자신의 하고 싶은 것을 알고 있고, 할 의욕이 충분해도 현실적으로 실현할 전략과 방법이 없다면 누구나 망설일 수밖에 없다. 우리 주변에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지원하는 환경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획일적인 의식이 강한 우리 사회는 누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억제하려고 한다.“돈 되는 일이 아닌데,””언제까지 버티나 보자.”등 야유가 쏟아진다. 이것을 뿌리치면서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하면 아무래도 고독한 싸움이 시작된다. 결국 혼자 할 수 있는데 한계가 있고, 하고 싶은 일을 미숙한 단계에서 포기해버린다. 

이러한 장해를 극복하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가능한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순수한 욕망에 충실히 따르는 것이다. 순수한 욕망이란 왠지 모르게 어쨌든 누가 뭐래도 그것을 하고 싶은 느낌이다. 뭔가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그것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목적이 된 것 같은 욕구이다. 순수한 욕망에 따르면 영혼이 풍요로워지는 느낌이 든다. 

무엇인가 마음에서 하고 싶다는 것은 바로 세상에서 그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에 절대로 필요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이루고 싶다는 열정이 일어나고 행동으로 옮긴다. 

그러한 의미에서 순수한 욕망은 세상의 문제와 니즈를 반영한다.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순수한 욕망에 따를 때 천직이 만들어진다. 

마더 테라사는 슬럼가의 굶주림과 빈곤 문제를 마주하며, 마음 속에 굶주림과 가난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안식을 주고 싶다는 순수의욕이 일어났다. 그러한 순수한 욕망이 인류애의 헌신적인 활동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문제에서 고민이 시작되고, 그 고민에서 순수의욕이 나오고, 순수한 욕망에서 천직이 탄생한다. 

현재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문제를 개선하거나 해결하려는 순수한 욕망에 따라 일을 하고 있다. 환경문제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의 순수한 욕망도, 그러한 일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환경파괴라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순수한 욕망이 나오고, 그것을 천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세상에 문제가 있는 한 일은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문제가 크면 클수록 그 문제를 공유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일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다. 

당신은 매일 문제라고 느낀 것은 없는가? 그 문제 때문에 크게 괴로워하거나 슬퍼하거나 강렬한 분노를 느낀다면 그것에 진정한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엄청난 용기와 끈기가 필요하다. 유명한 프로 운동선수들은 편하게 오늘의 영광을 얻은 것이 아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고된 연습과 훈련을 극복해냈다. 가슴 속의 순수한 욕망을 실현하는 정신적인 기쁨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힘든 과정에서 시련을 참아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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