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달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관리들은 김 위원장이 신변 안전 문제를 극도로 걱정하며 암살 시도를 두려워한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도 같은 날 김 위원장은 북한 안에서도 오랫동안 암살을 두려워했으며,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도 인상적인 경호팀을 대동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암살에 대한 김 위원장의 끊임없는 두려움은 피해 망상적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 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도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베이징을 방문한 김 위원장 일행에게 경호서비스를 해줬던 것과 마찬가지로 싱가포르도 철통 같은 경비로 김 위원장의 신변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권총 등으로 무장한 자신의 근접 경호원들을 대동했다”고 덧붙였다.
이 근접 경호인력은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 ‘철통 경호’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검은색 정장에 푸른 줄무늬 넥타이를 매고 붉은색 배지를 착용한 짧은 머리의 ‘인간방탄막’은 모두 완벽한 체력과 사격, 무술 능력을 갖춘 최고의 정예요원들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김 위원장은 북한에서 생활하면서 항상 암살을 두려워했던 감정을 솔직하게 말했다고 전해졌다.
마이크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처음 만났을 때 “여전히 당신을 암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라는 농담을 던져 두 사람이 폭소를 터뜨렸다고 미국연예잡지 배너티페어가 지난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4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김위원장을 만났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국무장관으로 지명되기는 했지만 의회 인준을 받지 않은 상태여서 중앙정보국(CIA) 국장신분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의 전 보좌관에 따르면 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자마자 CIA가 자신을 암살하려는 것에 대해 물었다고 한다. 이 같은 기습적인 질문에도 폼페이오는 당황하지 않고 “나는 아직도 당신의 암살을 시도하고 있다”라는 농담성 발언을 했다고 배너티페어는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전 보좌관은 “김위원장과 폼페이오 둘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고 말했다.
폼페이오는 CIA 국장이던 지난해 7월 “핵 개발 의도와 능력이 있는 인물(김위원장)을 분리해야 한다”며 북한 사람들도 그가 없어지는 것을 원할 것이다”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 방북한 폼페이오를 만나고 나서 “나와 배짱이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은 처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정은 위원장의 암살 두려움 때문에 북미 싱가포르 회담장 주변과 도로, 호텔 등의 경비에도 ‘세계 최강의 용병’으로 이름난 정신력과 강인한 체력을 가지고 있는 네팔 구르카족이 투입되기도 했다.
성수목 기자kbs9@ ms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