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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에 40m 못 걷는 노인 사망위험 2.5배 높다

서울아산병원, 노인 1348명 분석… 요양병원 입원1.6배
노인의 보행속도 측정 모습. [서울아산병원 제공]
 

노인의 걷는 속도가 떨어질수록 건강이 악화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느리게 걷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견줘 사망률은 2.5배, 요양병원에 입원할 위험은 1.59배에 달했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 교수 연구팀은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함께 평창군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1348명의 보행속도와 건강상태를 관찰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보행속도는 노인의 근감소증과 노화 정도 등을 가늠할 수 있는 노년기 건강의 핵심 지표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노년기 적절한 보행속도를 유지하는 데 대한 중요성도 커지는 추세다.

이번 연구에서도 사망과 요양병원 입원을 포함한 전체적인 건강악화 위험도가 느리게 걷는 노인에게서 2.13배 높아 느려진 걸음걸이가 노인 건강의 적신호라는 사실이 다시 입증됐다.

또 한국 농촌 노인들의 보행속도가 외국 노인의 보행속도에 비해 전반적으로 느리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보통 근감소증이나 노화를 평가할 때 전체 노인의 보행속도를 기준으로 하위 4분의 1을 보행속도가 떨어진 집단으로 보는데, 느린 보행속도의 국제 기준이 0.8m/s이다.

그러나 평창군 남자 노인들의 하위 4분의 1의 보행속도는 0.663m/s였고, 여자 노인들의 경우에는 0.545m/s였다.

즉, 외국의 노인들이 1분에 약 48m를 이동할 때 우리나라 남자 노인은 40m, 여자 노인은 32m를 이동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걷는 속도가 외국에 비해 많게는 3분의 1 정도가 떨어지는 셈이다.

이은주 교수는 “걸음이 느려진 노인의 건강악화 확률이 높다는 게 다시 입증됐고, 특히 한국 농촌 노인의 보행속도가 국제 기준보다 매우 느리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품위 유지를 위해 천천히 걷기보다는 평소에 주위 사람보다 비슷하거나 더 빠르게 걷는 속도를 유지하는 게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평소 질환이 있더라도 걷는 속도를 적절히 유지하며 걷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구에 참여한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전임의는 “다만 만성질환자의 경우 숨이 찰 때까지 운동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환자 자신의 최대 운동치의 60~70% 범위에서 적절한 걸음걸이 속도를 꾸준히 유지하며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노인의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임상노화연구’(Clinical interventions in Ag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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