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이 당뇨병이 있는 75세 이상 노인에게는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건강한 노인에게는 그러한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호르디 골 1차 진료연구소(IDIAP)의 라펠 라모스 박사 연구팀이 심뇌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75세 이상 노인 4만6864명을 대상으로 평균 5.6년 동안 진행한 조사 분석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5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당뇨병이 있는 그룹과 없는 그룹으로 나눈 다음 스타틴을 사용한 일이 없는 사람과 조사 기간에 처음 스타틴을 복용하기 시작한 사람의 심뇌혈관질환(관상동맥질환,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과 사망 위험을 추적, 비교했다.
그 결과 당뇨병이 없는 그룹은 스타틴 복용이 심뇌혈관질환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감소와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라모스 박사는 밝혔다.
이들은 심뇌혈관질환 병력은 없었지만, 스타틴 사용 지침에서 스타틴 투여가 권장되는 위험 임계치(risk threshold)를 넘어선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당뇨병이 있는 75~84세 그룹에서는 스타틴을 복용하는 노인이 복용하지 않는 노인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률이 남성은 24%, 여성은 1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틴의 이러한 효과는 85세 이후에는 점점 떨어지기 시작해 90세가 되면 사라졌다. 이는 관찰연구 결과이기 때문에 대조군이 설정된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라모스 박사는 말했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예방 목적으로 처방되고 있는 스타틴 제제는 실제 효과와 부작용(근육통, 혈당 상승, 기억력 저하 등)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처방률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BMJ: 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9월 5일 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