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청춘 액티브 시니어 칼럼 - 이형종 박사 (본지 객원기자/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시니어 연구소장)
몇 일전에 후배(52세, 금융회사 근무 중)를 만나 커리어 선택의 고민을 들었다.
10년 전부터 개발도상국에 대학을 설립하여 인재를 양성하고, 국내에서 NPO 단체를 설립하여 활동하겠다는 웅대한 꿈을 갖고 있었다. 지인들에게 자신의 그런 꿈을 말하면‘회사에서 버티라’는 냉소 섞인 말만 듣고 있다고 한다. 나는 두 가지 꿈을 동시에 그리고 당장 시작하라고 조언하였다. 그러자, 후배는 놀라며 “무슨 말씀이세요. 한 가지도 힘들 텐데요.”
우리는 이렇게 일을 하나밖에 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그런 고정관념에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제 한 가지 일에서 생계를 유지할 수 어려운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경제상황과 기술발전의 속도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최근 한국의 실업률은 3~4%대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면 실업률이 떨어지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고 단순히 생각한다.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는 정보통신 기술 때문이다. 지금까지 10명이 했던 일을 한 사람이 할 수 있다.
기업은 당연히 과잉인력을 정리하고 최대한 이익을 확보하려는 한다. 고정비가 많은 정규직보다 필요할 때마다 능력을 가진 비정규직을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간단히 말해 회사의 정해진 일(定職)은 계속 없어지고 있고, 그 추세는 더 빨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복수의 일을 동시에 하는 복직(複職)의 발상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이후 기업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많은 근로자들은 파트타임이나 아르바이트를 겸업하며 생계를 유지하였다.
이러한 겸업은 많은 장점이 있다. 한 가지 일만 하면 그 일을 주는 회사에 의존하는 경향이 매우 크다. 복직을 하면 각각의 일에 대해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만큼 반대로 자유도가 커진다.
즉 일이 하나밖에 없으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도 생계를 위해 참고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복수의 일이 있다면 하지 싶지 않은 일은 무리해서 할 필요가 없다. 복수의 일 중에서 진정 하고 싶은 일도 생긴다.
그럼, 복수의 일을 하면서 어떻게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까?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일에 종사하는 것은 가장 이상적이다. 현실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갑자기 찾을 수 없다.
보통의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이상적인 일을 선택하기까지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소득은 얻을 수 있지만, 반드시 하고 싶지 않은 일에 종사한다. 이렇게 살아간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가 없다.
지금은 아직 소득을 얻을 수 없지만 하고 싶은 일을 빈 시간을 활용하여 찾아 시작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즉 하고 싶은 일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구분하여 생각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로 처음부터 밥을 먹고 살아갈 수 없다. 밥을 먹고 살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예를 들어, 3가지의 일을 동시에 한다고 가정해보자. 현재 하고 싶지 않은 일에서 소득이 발생하고 있고, 추가로 2가지 일을 동시에 시작하는 상황이다. 이때 하고 싶은 일에서 소득이 없어도 문제가 없다.
어떤 일도 처음 시작할 때는 실력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소득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실력이 향상되는 법이다.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한다면 그 일의 지식과 기술이 향상되면서 소득이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진정 하고 싶은 일이라면 소득이 빠르게 늘어날 수도 있다. 소득이 늘어나면 이제 하고 싶은 일의 비율을 그 상황에 맞춰 늘려나가면 된다.
설령 하고 싶은 일에서 소득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어도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나서 후회하는 편이 훨씬 낫다. 실제로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정보와 인맥을 접하면서 예상치 못하는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우연한 기회가 생길 수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그 분야의 네트워크 속에서 화학적 결합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일단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일을 계속 하고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는 것에 큰 위험이 없다.
현재 안정된 소득이 전혀 없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은 하나의 일에서만 소득을 확보할 것이 아니라 복직을 해서 필요 최소한의 소득을 계속 확보하고, 지금 소득이 없지만 하고 싶은 일에 대처하는 방법도 있다. 하고 싶은 일만으로 필요한 소득을 확보할 수 없다면 복수의 하고 싶은 일에서 얻을 수 있는 소득을 보충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방법도 있다. 어쨌든 복수의 소득원을 가진다면 어떤 일이 있을 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하나의 소득원에 의존하는 것보다 위험이 적다. 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반드시 지금의 일을 그만 둘 필요가 없다. 시간적 제약이 있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하고 싶은 일에 한 주 1일 또는 단 몇 시간만 투자해도 괜찮다.
처음부터 그것에서 소득을 얻을 필요가 없다. 어쨌든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생계 유지를 목표로 정해 한 발씩 앞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면 영혼이 풍요로워지면서 지금의 일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