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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영역의 늪에서 벗어나라

영원한 청춘 액티브 시니어 칼럼 - 이형종 박사 (본지 객원기자/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시니어 연구소장)
지난해 홍영표(53세)의 가까운 친구가 폐암 선고를 받고 사망하였다. 

홍씨는 은근히 걱정되어 건강검진을 받았으나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이제부터 건강을 챙겨야겠다고 마음 먹고 연초부터 헬스장을 찾아 운동을 시작했다. 

새로운 각오로 두 달 동안은 매일 빠짐 없이 헬스장을 찾았다. 

그러나 3개월째부터 동창모임, 직장회식에 참석하면서 빠지는 날이 점점 늘어났다. 가끔 지방출장을 다녀오면 몸이 피곤하여 만사가 귀찮고 운동할 의욕도 나지 않는다. 결국 홍씨는 4개월이 지나 운동을 하지 않는 원 상태로 돌아가고 말았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좀처럼 실천하기 어려운 게 세상 일이다. 

누구나 뭔가 새로운 계획을 세워보지만 계속해서 실천하기 어렵다. 이것은 인간의 심리와 관계가 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쾌적영역의 늪(comfort zone trap)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쾌적영역의 늪이란 좀 힘들고 불행한 상황에서도 사람은 익숙한 환경을 편안하게 느끼며 계속 유지하려는 현상을 말한다.

힘든 상황을 탈피하려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것보다 현상유지를 선택한다. 

그냥 그대로 있는 것이 정신적으로 편하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뀌고 좋은 성과를 낸다고 해도 애써 피해버린다. 건강을 위한 운동, 내집 마련을 위한 저축을 계속하지 않는 이유이다. 

사람은 현재에 살고 있고, 현재의 자신은 항상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다. 당장 눈 앞의 만족과 이익에 사로잡혀 장래의 바람직한 성과를 포기해버린다. 

하고 싶은 일을 찾을 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 쾌적 영역의 늪에 빠져 자신을 합리화하며 현상유지를 선택한다.  

“난 어차피 평범한 사람이야.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살아간다는 것은 소설 같은 이야기야. 보람 있는 일을 하며 활기차게 2인생을 보낸다는 건 나랑 상관 없는 일이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다른 세계, 다른 사람의 일로 여기며, 자신을 합리화한다. 

쾌적영역에 빠져 있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듣는 비판이나 머리 속에서 들려오는 부정적인 목소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지금 그 나이에 뭘 한다고 그래요. 노후에 돈 쓸 일이 많은데, 밥이라도 먹고 살 수 있겠어요.” 내 의지가 부족하다 보니 타인의 비판에 의욕과 자신감을 잃어버린다. 

세상의 비판과 타인의 시선이 강하게 지배하면서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에서 눈을 돌려버린다. 

나도 적어도 40대 초반까지는 그렇게 현상유지를 하면서 살아왔다. 지금까지 살면서 “안돼, 지금은 뭘 해도 소용없어. 그것은 내 상황에서 힘든 일이야.”하며 현상유지를 몇 번이고 선택하였다. 

그렇다고 우리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 자신을 비난하거나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그럴수록 자신의 삶의 가능성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 가슴속에 있는 순수한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해보자. 

지금보다 장래에 더 좋은 상황을 바뀌고 더 행복한 모습을 생각해보자. 이렇게 바람직한 장래 모습에 집중하면 희망을 갖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일어난다. 

“내 인생 이대로는 안돼. 계속 이렇게 살아간다면 어떤 희망도 없어. 지금 변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야”. 

이렇게 현상유지를 해온 자신과 마주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꿈꾼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장래에 희망도 없고, 언제가 후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상유지로는 절대로 상황이 좋아지지 않는, 틀림 없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은 운동습관보다 훨씬 힘든 근본적인 인생의 혁명이다. 자신이 해보고 싶은 일이 세상의 비판을 받더라도 극복해 나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어떤 새로운 도전에는 강한 의지와 정신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좀처럼 그런 정신력을 갖기 어렵다. 

사람이란 허약한 존재라서 누구나 현상유지를 선택한다. 쾌적 영역의 늪으로 쉽게 끌려들어간다. 이렇게 자기의지를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강제적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금 가슴 속에서 울려오는 순수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 목소리가 나의 진정한 본심이라면 지금 진정 인생의 혁명을 일으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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