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추전국시대(B.C. 771~ 256) 공자가 가르친(공자가 아니라고도 함)유교의 기본덕목 삼강오륜(三綱五倫)이 있다. 긴 설명 필요없이 이것은 인간이 가정과 사회생활에서 지켜야 할 기본도덕이다.
골프는 인생과 너무나 닮았다.
골프에도 인생처럼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올바른 마음가짐과 행동규범 즉 스포츠맨쉽(매너, 신사도)이 있어야 한다. 또 스포츠인 이상 최소한의 기량도 함께 갖추어야 명실상부한 골퍼가 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유교 삼강오륜에 빗대어 골프 '삼강오론'(三綱五論)이라 이름을 붙여 봤다.
三綱(삼강)
1. 有親同樂 崇禮尊律(유친동락 숭례존률) 친목을 도모하고 함께 즐겨라. 매너와 룰을 존중하라.
2. 修身修心 保護自然(수신수심 보호자연) 몸과 마음을 수양하고 자연을 보호하라.
3. 少打好心 多打好身(소타호심 다타호신) 적게 치면 기분이 좋고 많이 치면 건강에 좋다.
五論(오론) - 스윙 5원칙
1. 體支同行 徐行强打(체지동행 서행강타) 몸과 팔 따로 스윙 금지. 다운스윙은 천천히 임팩은 강하게.
2. 體先支後 下先上後(체선지후 하선상후) 다운스윙은 하체가 선행 리드하고 상체와 팔은 뒤따라 가라.
3. 左守右攻 左軸右轉(좌수우공 좌축우전) 몸 왼쪽벽은 단단히 버티고 몸 우측은 밀고 들어가라. 몸 좌측을 축으로 몸 우축으로는 회전하라.
4. 保持頭固 心具有信(보지두고 심구유신) 머리는 끝까지 고정하라(헤드업 금지). 네 채를 믿어라.
5. 始終一角 始終一貫(시종일각 시종일관) 어드레스시 허리각도를 끝까지 유지하고, 스윙을 끊거나 찍지 말고 임팩 후 관성을 유지하며 계속 던져주는 팔로우 스루.
이렇게 한문 문구로 만든 데는 특별한 동기가 있었다.
신흥 경제대국 중국에도 부유층이 급증하고 있다.
불과 몇 년 만에 돈방석에 올라 앉은 기업가들, 부동산 졸부들, 출처불명의 돈을 쌓아 놓고 사는 고급 공무원들은 인생을 즐기는 한 방법으로 자본주의 부르조아 스포츠인 골프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골프장과 연습장, 골프 인구가 급증하며 마치 우리나라 20~30여년 전 현상과 비슷하다.그러나 아직 체계적 레슨 시스템과 기법이 보급되지 않은 상태로 골프 인구만 늘어난 셈이다. 스윙은 흉내만 내고 골프룰이나 기본 정신이 갖춰지지 않은 채 채를 매고 나오고 있다.
따라서 라운드 과정이 그야말로 막가파 막무가내 운동이 될 수 밖에 없다.
예약, 복장, 락카예절, 그린 위에서 지켜야 할 룰까지 우리를 당황하게 만든다.
골프를 배우겠다고 또는 좀 쳐 본 적이 있다고 하는 현지 기업가들이나 고관대작들과 골프장에서 사업상 자주 어울리게 됐다. 그들과 언어 소통상의 문제도 있어서 한국식 한문으로 써서 골프의 기본정신과 기초스윙 기술을 가르치고자 만들어 본 것이 이와 같은 골프 삼강오론이다.
중장년 중국인들 대부분도 삼강오륜을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처럼 가정과 사회의 생활규범으로 까지는 받아들여지고 있지는 않은 듯 하다.
내가 만들어 준 삼강오론 쪽지를 받아 든 막무가내 중국 골퍼들 대부분은 호기심을 갖고 많은 질문을 해 왔고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오론은 스윙 원칙을 아주 쉽게 설명해 준다고 대호평이었다. 이 후부터 그들은 나를 ‘다커’(大兄 )에서 ‘시푸’(師夫)로 바꿔서 불러 주었다.
소문이 나서 다른 골프 모임에 특별 초대되어 훈수를 부탁 받기도 했다.
나는 그들의 막가파 막무가내 골프를 욕하지는 않는다. 누군가에 의해서 애초 올바른 가이드를 받지 못 했을 뿐이다.
우리나라 골프 초보자들이나 젊은 세대 골퍼들에게도 꼭 가르쳐 주고 싶은 ‘삼강오론’골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