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70∼74세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7일 통계청은 ‘2018 고령자 통계’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0∼74세 고용률은 한국이 33.1％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OECD 평균은 15.2％였다.
한국의 70∼74세 고용률은 2위인 멕시코(28.3％)보다 4.8％포인트 높았다. 미국(18.9％), 영국(11.0％), 독일(7.1％), 캐나다(12.9％) 등 주요국과의 격차는 훨씬 컸다.
한국의 65∼69세 고용률은 45.5％로 아이슬란드(52.3％)에 이어 2위였다.
한국 고령자의 고용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55∼59세 고용률은 2000년 66.2％였는데 작년에는 72.6％로 상승했다.같은 기간 60∼64세는 53.0％에서 60.6％로, 65∼69세는 42.9％에서 45.5％로, 70∼74세는 26.6％에서 33.1％로 각각 고용률이 높아졌다.
한국의 60∼64세 고용률은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과 비교해도 두 번째로 높았고 65∼69세와 70∼74세 고용률은 어떤 EU 회원국보다 한국이 더 높았다.
한국의 55∼59세 고용률은 EU 회원국과 비교하면 11번째 수준이었다.
한국의 노인 고용률이 높은 것은 노후 생활 기반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이재원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한국 노인은 생활비를 본인이 마련하는 비중이 높고 노후 준비가 잘 돼 있는 편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중 생활비를 본인 또는 배우자가 부담하는 비율은 61.8％였고 올해 55∼79세 고령자 중 지난 1년간 연금을 받은 이들의 비율은 45.6％였다.
2016년 중위소득 50％ 기준 한국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43.7％로 전년(43.4％)보다 0.3％ 포인트 높아졌다.
상대적 빈곤율은 소득수준이 빈곤선(균등화 중위소득의 50％에 해당하는 소득) 미만인 인구의 비율이며 상대적 빈곤율이 높으면 가난한 계층의 인구가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65세 이상 고령자의 상대적 빈곤율은 어떤 EU 회원국보다 높았다.
EU 28개국 중 65세 이상 고령자의 상대적 빈곤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라트비아(22.9％)로 한국과의 차이는 매우 컸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한 취업 경향은 노인을 상대로 한 설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올해 기준 55∼79세 고령자 중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이들의 비율은 64.1％로 작년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근로를 희망하는 이유는 생활비 보탬이 59.0％로 가장 많았고 일하는 즐거움이 33.9％로 뒤를 이었다. 생활비를 이유로 한 근로 희망자 비율은 2014년에는 54.1％였는데 4년 사이에 4.9％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일하는 즐거움을 위해 근로를 원한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은 같은 기간 4.9％포인트 하락했다.
고령화가 진전하는 가운데 노인의 부모 부양 부담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65세 이상 국내 노인 가운데 자신의 부모나 배우자의 부모에게 정기적으로 현금을 제공하는 비율은 32.1％로 2011년 조사 때보다 21.2％포인트나 상승했다.
일하는 노인은 증가하고 있으나 이른바 '좋은 일자리'에 취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기준 55∼79세 취업자를 직업별로 분석해보면 단순노무 종사자가 24.4％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기능·기계조작 종사자 22.3％, 서비스 판매 종사자 22.1％, 농림어업숙련종사자 13.7％ 등의 순이었다.
노인의 정치·사회 참여 활동은 최근에 활발해졌다.
지난해 집회나 시위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60대의 비율은 10.4％로 1년 전보다 5.3％ 포인트 높아졌고 정치인·공무원에게 민원이나 의견을 제기한 경험이 있는 이들의 비율은 같은 기간 4.9％에서 6.8％로 상승했다.
한국 노인의 정치참여 활동 비율은 EU 국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었다.
지난해 국내 65세 이상 고령자 중 ‘지난 1년 동안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3％로 2년 전 조사한 결과(6.6％)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이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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