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저스는 보스턴에 2-4로 패하고 1차전과 2차전을 연달아 내줬다. 적어도 5회 2사까지는 호투를 펼쳤던 류현진은 동료의 '분식 회계'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한국인 선수의 월드시리즈 두 번째 패전이다.
류현진에 앞서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섰던 선배로는 박찬호(45)와 김병현(39)이 있다. 둘 다 불펜 등판이었다.
박찬호는 선발로 뛰던 전성기 시절에는 한 번도 포스트시즌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다가 2006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2009년에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으로 꿈에 그리던 월드시리즈에 불펜으로만 4경기에 등판해 3⅓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는 뉴욕 양키스에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밀려 박찬호는 월드시리즈 반지를 얻지는 못했다.
김병현은 지금도 역대 최고급 명승부로 꼽히는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주전 마무리로 활약했다.
그해 디비전시리즈부터 챔피언십시리즈까지 4경기에서 6⅓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친 김병현은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9회말 티노 마르티네스에게 동점 2점 홈런, 10회말 데릭 지터에게 끝내기 솔로 홈런을 맞았다. 2⅔이닝 3실점을 기록했던 김병현은 패전 투수가 됐다.
김병현은 바로 다음 날 열린 5차전에서도 2-0으로 앞서가던 9회말 2사 2루에서 스콧 브로셔스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했다.
이후 김병현은 6, 7차전에 등판하지 않았고, 애리조나는 그 두 경기를 잡아 창단 첫 우승에 성공했다.
한국인 타자는 아직 한 번도 월드시리즈 타석에 서지 못했다.
월드시리즈에 출전했던 박찬호와 김병현 모두 월드시리즈 타석에는 서지 못했다. 대신 김병현은 2001년 챔피언십시리즈에서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타석에 한 번이라도 들어가면 이 부문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다. 그러나 등판 간격을 고려하면 안방에서 열리는 3∼5차전 등판 가능성은 작다. 이수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