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청춘 액티브 시니어 칼럼
이형종 박사 (본지 객원기자/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시니어 연구소장)
J씨는 보험회사에서 15년 동안 영업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영업관리 외에는 다른 일을 할 수 없어요”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보험회사의 과거 경력을 보면 준법감시 업무를 한적이 있다. 당시 현장 직원들에게 딱딱한 법률과 회사규정을 이해시키기 위해 컴플라이언스 개념을 구조화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였다.
또한 대학시절에 교회에서 초등학생의교사로서 풍부한 경험도 갖고 있다. 그때 어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교습방법을 활용하여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거에 이미 풍부한 교육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
학창시절의 흥미와 재능을 회고하라
풍부하고 다양한 업무경험을 가진 중장년층은 과거의 업무경험에서 강점과 직무능력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고 과거의 업무경험만이 현재 갖고 있는 능력의 전부가 아니다. 과거 경력 점검에서 벗어나서 학창시절에 보유한 재능과 능력을 찾아보는 방법도 있다.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의 잠재능력이 있다.
학창시절의 다양한 능력이 기억 속에 잠자고 있을 뿐이다. 학생시절을 회고해보면 좋아했던 일, 열중했던 일, 취미나 잘했던 일이 많다. 기억 속에 잠자고 있는 의외의 능력이 있다.
예를 들면 G씨는 중학교 시절에 미술을 좋아했지만, 대학입시에 대비하느라 미술분야의 꿈을 접었다. 학창시절에 미술경시대회에서 입상한 경력도 많다.
퇴직 후에는 미술분야의 재능을 살려 어떤 일이라도 해보고 싶다. 학창시절에 잘 했던 분야라서 즐겁고 자신 있게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과거에 좋아했거나 잘했던 일에 숨겨진 장래의 보석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먼저 학창시절부터 취업할 때까지 과거를 회상해보자. 좋았던 시절, 즐겁고 기뻤던 시절을 돌아보고 긍정적인 측면을, 힘들고 일이 잘 풀리지 않았던 시절에 부정적인 측면을 회고하면서 과거 인생역정을 돌아보자. 그리고 자신의 과거역사를 분석해본다.
사진과 기념품은 기억을 되살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 태어난 해부터 매년 발생한 사건과 관련된 사진을 보면서 어린 시절에 열중했던 일과 취미, 잘했던 일을 상세하게 떠올려본다.
과거의 추억과 경험을 떠올리며 의외로 잊고 있었던 것이 기억속에 되살아 난다.
어린 시절에 품었던 왕성한 호기심이 생각난다. 취미로 삼지 않고, 오랫동안 하지 않은 것이라도 좋다. 자신이 좋아하고 흥미를 가졌던 모든 것을 떠올려보라. 그 속에 장래 커리어의 중요한 단서와 재료가 숨어있다.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일에 관련된 능력만을 평가한다.
예를 들어 리더십, 기획력, 영업력, 분석력 등이 그것이다. 성인이 되어 직장에서 익힌 능력만으로 장래 커리어를 찾을 때 자신의 진정한 잠재능력을 찾지 못하고 선택폭이 좁아질 수 있다.
사람이란 잘 할 수 없는 일에는 자신감이 떨어지고 열정이 나오지 않는 법이다. 또 나이를 먹을수록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계속해서 노력하기 어렵다.
성공체험에서 잘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라
직장의 과거 업무경력을 살펴보면 누구에게나 성취한 업적, 자랑거리(수상경력), 위기극복 상황이 있다.
업무경력을 깊게 파고 들면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업무 속에서 의외의 능력을 발견할 수 있다.
많은 50대 중장년층은 앞서 언급한 J씨처럼 주로 영업관리 업무만 했기 때문에 특별히 내세울 능력과 강점이 없다고 말한다.
영업분야 외에 다른 일은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 의외로 많다. 그렇지만 영업관리 업무경험을 자세하게 분석하면 자신에게 다양한 능력이 갖춰져 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예를 들어 전혀 관계가 없었던 거래처를 개척했던 추진력을 갖고 있다.
다양한 업종의 관계자들을 설득한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갖추고 있다. 외지에 부임하여 영업조직을 재구축한 조직력과 리더십을 가고 있을 수 있다. 시간을 내어 과거의 성공체험, 위기 극복경험에서 발휘했던 능력과 강점을 생각해보자.
과거의 경험과 체험을 인수분해 하면 다양한 능력과 강점을 파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창시절에 흥미를 갖거나 좋아했던 일과 직장에서 잘했던 일을 통합해본다.
구체적으로 종이 왼쪽에는 학창 시절의 흥미나 특기, 재능을 적는다. 오른쪽에는 직장에서 익힌 다양한 직무경험과 능력을 적어본다. 그리고 학창시절의 흥미와 재능, 직장생활의 전문성과 직무능력을 각각 조합하면서 장래에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최대한 자유롭게 상상해본다. 그 일이 잘 될지 현실성을 따지지 말고 상상의 날개를 펴고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해본다. 이때 새로운 일을 생각할 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면 발상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
이렇게 학창시절의 흥미와 직장의 업무능력을 통합(조합)하면서 장래의 직업을 생각하는 방식은 발상을 넓혀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된다.
다양한 조합을 통해 생각한 직업을 실제로 하거나 하지 않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 직업이 나온 근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영업관리 업무만 해왔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사람은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가능성과 선택지가 있는지 놀랄 것이다. 과거의 숨겨진 재능과 능력을 찾을 때 인생 이모작을 향한 새로운 커리어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다.